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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후보 논리적” “홍준표 후보 손짓 과장”… 초등생 토론학원도 후끈

정지영기자 입력 2017-04-21 03:00수정 2017-04-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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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토론회 뜨자 학원들 미소
“어깨 펴고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면서 적당한 속도로 말해야 합니다. 질문을 회피하면 신뢰를 잃게 됩니다.”

1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P학원. 초등학생 4명이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을 보면서 수업을 듣고 있다. 강사가 영상을 중간중간 세워가며 토론 태도는 물론이고 질의응답의 논리적 허점을 설명한다. 학생들은 진지하게 지켜봤다. 이모 군(12)은 “최근 TV토론에서는 심상정 후보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제일 잘 말했다”며 “홍준표 후보는 손짓이 과장돼 마이너스”라고 평가했다.

○ 초등학생들도 TV토론 분석

대선 후보 TV토론이 ‘장미대선’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학원가에서 토론수업이 신설되거나 기존 수업이 확장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평소 논술이나 웅변만 가르치던 학원은 토론 과목을 신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서울과 경기 용인시, 성남시 등의 학원 10곳을 취재한 결과 5곳에서 올 초부터 토론 수업을 열었고, 나머지 5곳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원 관계자들은 “유력 대선 후보들도 토론할 때 애를 먹는다”며 “리더가 되려면 토론은 필수 자질”이라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끼리 자녀들을 모아 토론과외를 하기도 한다.

초등학생뿐만 아니다. 서울 강남구 소수정예 A논술학원은 지난달 중순 중고교생 대상 토론 과목을 개설했다. 주 1회 2시간씩 4명이 하는 수업으로 학원비는 한 달에 30만 원이다. 현재 3개 강의를 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의 문의가 늘어 다음 달에 6개로 늘릴 계획이다.

수업 방식은 간단하다. 평소 웅변의 대가로 알려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동영상이나 미국의 TV토론 프로그램을 보면서 손짓이나 표정, 말투, 논리, 표현 방식을 익힌다. 이후 4명 혹은 2명이 서로 짝을 지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이를 지켜본 강사가 오류를 지적해 준다. 중학생 이승훈 군(15)은 “대학 입시 면접뿐만 아니라 평소 말을 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수업을 듣고 있다”며 “사소한 말투나 습관 같은 것도 교정해 줘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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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독서습관이 토론 실력의 토대”

최근에는 우리나라 대선 후보 TV토론을 교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말이라 친숙한 데다 시사 현안을 공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얘기다. 초등학생도 적극적으로 대선 후보들의 토론 방식을 분석한다. 윤모 군(12)은 “대통령 후보라고 하면 다들 말을 잘할 줄 알았는데 실수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생각을 더 잘 표현하고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수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학부모 김모 씨(45)는 “이전에는 뉴스를 보고 있으면 만화채널로 돌리던 아들이 지금은 뉴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며 흡족해했다. 이모 씨(46)도 “어린 아들과 대선이라는 공통 화제가 생겨 가족의 저녁 대화가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토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학교와 가정에서 토론이 일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환경에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손형국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며 특정 이슈를 놓고 부모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만으로도 사고력과 어휘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독서를 많이 할수록 토론을 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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