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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주비빔밥 비비며 “통합”… 안철수, 보수텃밭서 “안보대통령”

유근형 기자 , 박성진 기자 , 장관석 기자 입력 2017-04-19 03:00수정 2017-04-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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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대선 D-20]국민통합 보폭 넓힌 문재인… 안보 강조하는 안철수 《 5·9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를 맞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유세 전략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문 후보는 경선 때 강조했던 ‘적폐 청산’을 접고 연일 ‘통합’을 강조하는 한편 지역별 맞춤형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중도·보수층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맞서 ‘국민 승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안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계파 패권주의”라고 날을 세웠다.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불을 지펴 문 후보와의 차별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두 후보는 18일 상대가 전날 방문한 지역을 찾아 견제 유세를 펼쳤다. 》
 

노인들에 큰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8일 전북 전주시 덕진노인복지관을 찾아 노인복지 정책을 설명한 뒤 노인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전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9대 대통령 선거일인) 5월 9일 밤 어느 지역은 잔칫날이 되고, 어느 지역은 초상집이 되는 일, 이제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18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 캠퍼스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수천명 앞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선거 초반 ‘통합’을 강조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2040세대에서 강세인 만큼 50대 이상 중도층의 지지만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날 ‘야권의 불모지’ 대구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문 후보는 ‘텃밭’인 호남과 제주에서도 연신 통합론을 꺼내들었다.

통합을 위한 카드는 ‘상처 보듬기’였다. 문 후보는 이날 제주에서 4·3사건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일 때도 4·3 기념식에 참석했고 거의 해마다 참석했는데, 올해 당 경선 마지막 날 행사와 겹쳐서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주 동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4·3 추념식에 참석했지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10년간 한 번도 안 왔다”며 “다시는 4·3이 폄훼되지 않도록 제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으로 이동한 문 후보는 ‘호남 소외론’을 꺼내들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문 후보는 이날 전북대 유세장에서 “박근혜 정부 때 전북 출신 장관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차관 6명이 전부였고, 예산 차별은 말할 것도 없었다”며 “전북의 아들딸들이 이력서에 주소지를 썼다 지웠다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전주비빔밥을 직접 만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국민 대통합’의 의지를 부각했다.

문 후보 측은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면서도 젊은 유세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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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인터넷 쇼핑몰의 구성을 차용해 개설한 정책홍보 사이트 ‘문재인 1번가’(www.moon1st.com)는 이날 한때 접속자가 폭주해 접속이 제한됐다. 이 사이트는 문 후보의 공약을 소개하고 유권자들이 ‘좋아요’나 ‘공유’를 선택한 횟수에 따라 ‘주문폭주’ ‘주간픽(Pick)’ ‘실시간 베스트 상품’으로 선정돼 노출되는 방식을 택해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이 직접 문자메시지와 홈페이지를 통해 전략과 정책을 제안하면 이를 적극 반영하는 ‘국민특보단 제도’도 도입됐다.

대선 본선 시작과 함께 문 후보의 스킨십도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충장로 유세를 마치고 유세장에 온 시민들과 ‘프리 허그’를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12년 대선 때는 할 말만 하고 유세장을 빠져나가기 바빴는데, 이번엔 일일이 지역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인사를 나누는 등 스킨십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디테일을 살리는 지역·생활 밀착 공약 발표도 이어졌다. 문 후보는 이날 제주에서 자치 입법과 재정권을 갖도록 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라산국립공원 대상 지역을 확대해 제주국립공원을 지정하고 제2공항과 제주신항만 조기 완공 등으로 더욱 많은 사람이 제주를 찾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북 덕진노인복지회관에선 기초연금 30만 원, 홀몸노인 방문 건강서비스 확대, 노인 임플란트·보청기 지원 확대, 농어촌 100원 택시 사업, 노인정 지원 확대 등 노인 맞춤 공약을 발표했다.

 

▼ 대구 찾아 “김정은 핵 버려라” 경고… 문재인 겨냥 “계파 패권은 통합 아니다”… 손학규-박지원, 문재인 우클릭 집중포화 ▼
 
상인 손 맞잡고… 18일 TK 지역 표심 공략을 위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한 상인의 손을 잡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라고 공격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제 와서 통합을 말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18일 대구 동성로에서 “통합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다. 선거에 이기고 나서 다시 계파 패권으로 돌아가는 것은 통합이 아니지 않냐”고 문 후보의 ‘우클릭’을 비판했다. 이어 “저 안철수, 안보 대통령 되겠다. 대구가 안보를 선택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에 분명하게 경고한다”며 “핵을 버려라∼. 도발을 멈춰라∼”라고 길게 목청을 울렸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가세했다. 유세 현장에 안 후보와 동행한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찍으면 누구한테 먼저 가냐. 김정은한테 먼저 간다고 했다”며 “한미동맹을 굳건히 이뤄서 한반도 평화를 이룰 사람은 누구인가. 안철수다”라고 호소했다. 박지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적폐 세력과 손잡는다고 안 후보를 비난하던 말은 어디로 갔냐. 말 바꾸기 전문가 되면 신뢰성을 잃는다”고 문 후보를 맹비난했다.

이처럼 안 후보는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강한 안보, 자강안보를 내세우며 보수 민심을 파고들었다. 동시에 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해 전날 문 후보의 대구 방문 효과를 차단하며 지지율 방어에 나섰다.

안 후보는 전날 광주에서보다 오히려 이날 대구에서 더 많은 인파의 환영을 받았다. 서문시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대통령! 안철수!”를 연호했고 “V3(안 후보가 개발한 컴퓨터 백신프로그램) 만세!”를 외치며 안 후보와 사진을 찍고 악수를 했다. ‘안 후보의 실물을 봤으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피켓을 들고 온 시민도 있었다. 안 후보는 특유의 굵은 저음의 발성으로 “파이팅! 파이팅!”을 외치며 화답했다. TK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문 후보보다 앞선 만큼 “달라진 정치적 지형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안 후보는 자신의 전문적 역량과 가치관이 부각되는 현장을 적극적으로 찾았다. 자신이 ‘국민 안전’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며 각 지역의 맞춤형 메시지로 표심을 공략했다.

이날 첫 일정은 국립대전현충원 참배였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0시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찾아 ‘국민 안전’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순직 소방관 묘역을 찾아 “모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다가 순직한 분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튼튼한 자강안보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방명록에 썼다.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과학기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제가 다녔던 직장을 찾아 감회가 새롭다”고 연고를 강조했다. 또 “알파고가 등장하니 인공지능(AI)에 투자한다고 난리법석이고, 포켓몬고가 나오니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투자한다고 난리법석이다”고 정부의 과학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국가는 현장이 세운 계획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향후 역할을 수정해야 한다.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세운다는 건 아주 옛날 사고방식”이라고 문 후보의 정책을 비판했다.

안 후보는 대전역 인근 중앙시장 유세에선 “계파 패권주의는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국민을 위해 일할 최고의 인재를 뽑겠다”며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분권과 통합 정신을 저 안철수가 함께 실현하겠다”고 안 지사 지지층 흡수에 나섰다.

유근형 noel@donga.com / 제주·전주·광주=박성진 기자
대전·대구=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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