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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大戰 1주 남기고… 文 ‘전두환 표창 - 부산대통령’ 곤혹

한상준기자 , 유근형기자 입력 2017-03-21 03:00수정 2017-10-17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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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여움 거둬 주십시오” ‘전두환 표창장 발언’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20일 광주 5·18민주광장의 옛 전남도청 보존 농성장을 찾아 195일째 천막농성 중인 5·18 유족들에게 발언의 진의를 설명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순회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광주 경선(27일)을 일주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 측이 ‘전두환 표창장’과 ‘부산 대통령’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계속된 당 안팎의 공세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모욕적으로 느껴진다”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광주 경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 전 대표가 19일 당 경선 5차 합동토론회에서 한 발언의 여파는 20일에도 이어졌다. 그는 전날 토론회에서 특전사 복무 당시 사진을 ‘내 인생의 사진’으로 꼽아 군 생활을 소개하다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말해 논란이 시작됐다.


2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찾은 문 전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유가족들에게 혼쭐이 났다. 유가족들은 “우리는 전두환을 살인마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뭐 하러 그 사람 이야기를 꺼내느냐” “굳이 토론회에서 그 말을 한 이유가 뭐냐”고 성토했다. 문 전 대표는 “저는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군 복무 때 그 사람에게 상을 받았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수습했다. 이어 “그 말에 대해선 노여움을 거둬 달라.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며 연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주자들의 계속된 공세에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전두환 장군이 반란군 우두머리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경선 때문에 경쟁하는 시기라 하더라도 그 발언을 악의적인 공격거리로 삼는 것은 심하다”고 말했다. 또 “평생을 민주화운동, 인권변호사로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저에게 좀 모욕적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진을 고른 이유에 대해서는 “(캠프) TV토론본부의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 부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날 문 전 대표의 부산 일정에서 “다시 한 번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한 것이 또 다른 논란의 불을 지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측 정성호 의원은 “과거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부산에서 ‘우리가 남이가’라고 했던 ‘초원복집 사건’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본인의 발언도 아니고, 문 전 대표는 현장에서 ‘국민 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듯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을 위한 맞춤형 공약 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광주에 다시 왔다”며 “두 번 실망시키지 않겠다. 호남의 마음이 돼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은 호남 홀대 9년이었다”며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호남 차별을 없애고,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기록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 광주를 미래자동차산업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문재인 “노여움 거둬 주십시오” ‘전두환 표창장 발언’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20일 광주 5·18민주광장의 옛 전남도청 보존 농성장을 찾아 195일째 천막농성 중인 5·18 유족들에게 발언의 진의를 설명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전 국민 안식제’ 공약 실현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치 위기는 대연정, 경제 위기는 사회적 대타협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야권의 텃밭인 광주 경선을 앞두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측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전두환 표창장’ 문제를 제기한 안 지사 측 인사들에게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 안 지사 캠프의 박영선 의원멘토단장은 “토끼와 거북이 싸움이 분명한데, 시간이 얼마만큼 받쳐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표 캠프의 김태년 특보단장은 안 지사를 향해 “내부를 향해 던지는 분열의 네거티브가 어색하다. 정치 음해, 지역감정 조장 같은 구태와는 과감히 결별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자”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대선#문재인#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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