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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영웅에서 ‘죄인’으로

기사입력 2014-07-11 03:00:00 기사수정 2014-07-11 09: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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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

“희망을 준다고 했는데 실망감만 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4년간 한국축구의 중심에 있다 브라질 월드컵 참패를 책임지고 떠난 홍명보 대표팀 감독(45)의 얼굴은 무척 수척해 보였다. 일찌감치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유임 설득에 1주일간 고민하며 마음고생 한 흔적이 보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창출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한국축구의 영웅. 이후 대표팀 코치와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2009년·8강)과 광저우 아시아경기(2010년·동메달), 런던 올림픽(2012년·동메달) 대표팀 감독을 거치며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로 성장했지만 ‘브라질 참패’는 그를 한순간에 ‘죄인’으로 만들었다.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홍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을 키워드로 정리한다.


○ 해명

▽의리축구=세상에 어떤 감독이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만 데리고 가겠느냐. 철저히 검증했고 아주 냉정하게 판단했다. 100%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비치는 것은 결국 내 실수다.

▽유임과 사퇴=알제리와의 2차전이 끝난 뒤 사표를 썼다. 벨기에전 끝나고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런데 새로운 사람이 와서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6개월이란 짧은 시간을 가지고 팀을 만들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사퇴하면 너무 무책임할 것 같았다. 또 철저한 내 반성도 필요했다. 하지만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24년간 이런(대표팀) 자리에 있다 보니 좀 지치기도 했다.

▽부동산 구입 및 파티 동영상=부동산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고 제가 그동안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다. 동영상은 벨기에전 끝나고 이구아수 캠프로 돌아왔을 때 선수들에게 이구아수 폭포를 보러 가자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감독님에게 짐을 지워주기 싫다고 했고 당시 난 이미 사퇴를 결심했기에 슬픔에 빠진 어린 선수들을 위로해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



○ 반성 및 과제

1년 전 대표팀을 맡고 실패한 뒤 지금 생각해보니 예선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다. 예선을 거쳤으면 선수들의 장단점을 더 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엔 내가 잘 알고 있는 올림픽 대표 출신으로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국내파도 점검했다. 결과적으로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은 다 내 책임이다. 하지만 유럽에 진출한 A급 선수는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키며 B급 선수로 전락하고 있다. K리그 선수들은 경기는 하고 있지만 해외파보다는 경기력이 떨어진다.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앞으로도 이 점이 한국축구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해외파와 국내파의 실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


○ 미래

홍 감독은 “당분간 가족들을 위해 시간을 보낸 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더 이상 감독은 안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질문에 “축구선수도 했고 코치, 감독도 했다. 내게 보이지 않는 어떤 탤런트(재능)가 있을 것이다. 축구도 있고 그동안 해왔던 사회활동도 해야 되고 주위에 어려운 사람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2014년 7월 10일 “사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자진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던 도중 입술을 깨물고 있다.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홍 감독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한국축구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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