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과대-경원대 통합 승인…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 “2020년 10大 사학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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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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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1000억 투자… 멋지고 알찬 ‘가천대’ 필생의 꿈 이뤄야죠”

가천의과대와 경원대의 통합을 이끈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글로벌 코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대학 하나를 만드는 것이 필생의 꿈이었다.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가천의과대와 경원대의 통합을 이끈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글로벌 코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대학 하나를 만드는 것이 필생의 꿈이었다.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가천의과대(총장 송석구)와 경원대(총장 이길여)의 통폐합 계획이 11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두 대학은 내년 3월부터 가천대로 새롭게 출발한다.

인천캠퍼스는 의학전문대학원 약대 간호대 등 3개 단과대학과 8개 학과로, 경원캠퍼스는 정보기술(IT)대 바이오나노대 등 11개 단과대학과 64개 학과(전공)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두 대학을 운영하는 가천길재단의 이길여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제 사립대끼리의 첫 통합을 계기로 2015년까지 15대 사학, 2020년까지 10대 사학으로 진입하기 위한 ‘가천 2020 톱10’ 프로젝트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을 추진한 이유가 궁금하다.

“제대로 된 명문 종합대학, 글로벌 코리아를 대표할 멋지고 알찬 대학 하나를 근사하게 만들고 싶었다. 필생의 꿈이었다. 꿈이 없는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일생 동안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경원대의 일부 동문이 교명 변경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나타낸 게 사실이다. 주변에서도 잘나가고 있는 대학들을 합쳐 무슨 득이 있겠느냐며 많은 사람이 강력히 만류했다. 대학 안팎에서 반대가 많으리라고는 예상했다. 하지만 두 대학을 단순히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대학을 탄생시키자며 설득했다. 지역의 대학이 아니라 글로벌 대학으로 껑충 뛰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번 통합에 앞서 이 총장은 재단 내 4개의 대학을 2개로 합쳤다. 2005년에 가천의대와 가천길대를 가천의과대로, 2006년에 경원대와 경원전문대를 경원대로 합쳤다. 가천의대가 1998년 개교했으니 가천대가 태어나는 데 13년이 걸린 셈이다.

―새 대학의 이름을 가천대로 결정한 까닭은….

“나의 아호인 가천(嘉泉)은 아름다운 기운이 솟아오르는 샘이라는 뜻이다.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교명이 사라지는 경원대의 아쉬움은 내 전부를 바칠 가천대의 찬란한 발전상으로 달랠 생각이다. 껍질을 벗는 결단이 없으면 발전도 도약도 없다고 생각한다.”

―가천대의 출범이 어떤 효과를 가져온다고 기대하나.

“입학생 수(4500여 명)를 기준으로 하면 수도권에서는 3위가 된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올해 초 전국 99개 주요 대학의 처장, 고교 진학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천의과대와 경원대를 합친 통합대학의 발전 가능성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왔다.”

―캠퍼스가 떨어진 데 따른 문제점은 없는지….

“의료 보건 생명 약학부문은 인천으로, 나머지는 성남(경원캠퍼스)으로 재배치했다. 특성화를 통해 지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인천캠퍼스를 보자. 길병원 뇌과학연구소 암·당뇨연구원 약대 한방병원 바이오연구단지가 있다. 메디컬 관련 학과가 의료생명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된다. 의료 관련 분야를 이처럼 한곳에 아우른 대학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의대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의사라서 그런 게 아니라 현실과 미래가 그렇다. 의대 없는 명문대가 있는가. 지금까지도 의대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일본에서는 의대와 약대가 없는 대학은 장래가 위험한 대학으로 간주한다. IT와 생명공학은 21세기의 핵심 유망 분야다. 이를 간과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셈이다.”

이 총장은 휴지 한 장이라도 아끼려 노력하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통 큰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뇌과학연구소와 암·당뇨연구원을 세계적 수준으로 만들겠다며 2000억 원을 내놓은 일은 유명하다.

―학교 발전을 위한 새로운 투자계획은….

“10대 명문으로 도약하려면 과감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천길재단은 해마다 200억 원씩, 앞으로 5년간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내년까지 교수 120명을 새로 임용하기로 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성과 덕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사재를 털어서 100억 원 규모의 장학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학교의 도움을 받아 사회에 나가는 가천대 학생은 국가적 세계적 인재가 돼야 한다.”

―국제화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노력도 중요할 텐데….

“내년 2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7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기숙형 연수원(가천글로벌센터)이 문을 연다. 연간 300명 정도가 최장 6개월간 머물면서 영어를 공부하고 해외문화를 체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하와이대와 학점도 교류할 계획이다.”

―젊은 세대에게 어떤 점을 가장 강조하고 싶나.

“좀 더 배려심이 있으면 좋겠다. 이웃에 대한 배려, 사회에 대한 애정, 국가에 대한 책무라고 할까.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경쟁을 의식하며 자라서인지 이런 모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꿈을 가지면 좋겠다. 내 자서전 제목이 ‘간절히 꿈꾸고 뜨겁게 도전하라’이다. 꿈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젊은이가 많아야 미래가 밝다.”

가천대는 다음 달 1일부터 원서를 접수하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시작으로 2012학년도 수시 1차 모집부터 자체 학사편제에 따라 신입생을 캠퍼스별로 모집한다.

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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