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는 미래-미래학 20선]<11>새로운 미래가 온다

  • 입력 2007년 1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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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좌뇌형 재능을 가진 지식근로자의 영웅담이다. 그는 풍요와 자동화 같은 위기를 맞아 변화에 저항하지만, 결국 경계를 극복하고 우뇌형 재능을 연마하여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하는 새로운 사고를 갖기에 이른다.》

미래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술과 정보의 발달로 야기된 권력 구조의 개편, 글로벌 경쟁의 심화, 노동 시장의 변화 등이 개인과 조직과 사회의 가치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사회 경제적 요인을 풍요와 아시아, 자동화로 설명한다. 풍요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과거의 소비자처럼 가격이나 품질에 만족하지 않고 독특한 의미나 스토리에 매혹당한다. 풍요로움은 인간이 물질에 대한 기대를 그 기능보다 즐거움과 기쁨으로 이동시켰으며, 고도의 자동화 사회는 과거 블루칼라들이 당한 것처럼 화이트칼라들의 일자리를 삼켜버렸다. 예전에는 자동화로 인한 공장 근로자의 감소를 걱정했지만 지금은 법률 및 세무 신고를 대행해 주는 곳을 인터넷에서 싼 가격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논리적 직선적 체계적인 학습이나 사고를 지양하고, 감성적이고 선형적이며 예술적인 심미안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논리적인 좌뇌의 중요성이 줄고 감성적인 우뇌의 역할이 증대하게 된 배경을 경제와 사회의 세계화를 비롯해 인간 심리의 변화로 설명한다. 좌뇌는 팩트(fact)이고 본문이며 순차적이지만, 우뇌는 스토리이고 문맥이며 동시적이다.

이는 교수법에 대비해 보아도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이다. 정보화의 발달로 팩트의 가치는 떨어졌고, 지식 전달자의 역할보다 동기 부여자로서의 코치, 역할 모델로서의 멘터같이 감성적 임팩트를 통해 학생을 키우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의사, 한 번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사람 등의 능력이 모두 우뇌의 역할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한다. 덧붙이자면 산업 분야가 성장의 정점을 지나 분화되고 파편화된 형태로 나눠지는 현상도 언급해야 할 것이다. 단일 목표를 둘러싸고 경쟁하던 시장에서는 군대식, 목표 지향적 시각이 유효했으나 이미 세분화된 틈새시장에서는 시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학문 간의 통합과 새로운 조합이 더욱더 절실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처럼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능력을 저자는 하이콘셉트와 하이터치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하이콘셉트는 패턴과 기회를 감지하고, 예술적 미와 감정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며, 훌륭한 이야기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하이터치는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데다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잘 유도하며 목적과 의미를 발견하고 추구하는 능력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부터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대비해 온 미국 대학의 변화와, 관료주의에 갇혀 틀에 박힌 붕어빵 사고를 하는 학생들을 찍어 내는 한국의 교육 현실이 대비되는 것은 나만의 아쉬움은 아닌 듯하다.

우경진 수원대 교수·호텔관광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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