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함께하는 브랜드, 자이스의 렌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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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차이스(왼쪽)와 에른스트 아베 박사.
카를 차이스(왼쪽)와 에른스트 아베 박사.
우린 렌즈의 세상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만 해도 그렇다. 마이크로칩(반도체)도 정밀렌즈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미 호모 사피엔스 인류의 신체 일부다. 메모리는 두뇌, 스피커는 귀, 녹음기는 목소리, 카메라는 눈, 전화는 입의 연장이다.이런 렌즈 기반의 현대문명, 그 문을 연 이가 있다.

광학을 연구한 독일인 카를 차이스(Carl Zeiss·1816∼1888)다. 카메라 마니아에겐 익숙한 이 이름, 세상에서 가장 정밀한 렌즈 브랜드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때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남긴 첫 발자국을 촬영한 카메라에도 이 렌즈가 장착됐다.

자이스는 이렇듯 렌즈를 통해 이룩된 인류 발전 역사 그 자체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는 건 극히 일부. 완제품이 아니라 부품이어서다.

100세 건강시대도 그 산물이다. 1846년에 그가 꼼꼼한계산과 새 이론으로 혁신적인 현미경 렌즈 개발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글쎄…. 그는 더 큰 배율 렌즈로 이전엔 볼 수 없던 것을 보여주었다. 그 덕분에 페니실린 같은 유해 박테리아를 찾았고 그건 19세기에 이룬 비약적 의학 발전의 방아쇠가 됐다.

광학회사 자이스(ZEISS)는 창업 172년을 맞은 지금도 건재하다. 여전히 기술혁신과 개발로 21세기 첨단산업을 리드한다. 창업 당시와 다른 점이라면 ‘재단(Foundation)’이란 독특한 운영체제. 주인이 개인이 아니라야 수익을 연구개발과 그 핵심인 종업원에게 투자할 수 있음을 간파한 혜안의 소산이다. 자이스가 세계 최초로 8시간 근무제와 퇴직연금제를 창안한 배경이다. 종업원에 대한 카를 차이스의 철학은 현미경 1만 대 생산 기념파티(1886년)에 확연히 드러났다. 당시 일흔 고령의 카를 차이스는 기념연회에 종업원 모두를 초대했는데 그 파티가 어찌나 성대했던지이후 10년 이상 세상에 회자됐을 정도다.

오버코헨(독일)=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카를 차이스#자이스#자이스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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