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누구라도 끝까지 술술 읽는 비즈니스 모델링 소설, <비즈니스 모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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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14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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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는 이미 '마케팅' 관련, '비즈니스' 관련 서적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쌓여 있다. 새로운 서적도 하루마다 쏟아진다. 하지만 이런 비즈니스 경영서적의 거의 대부분은, 경영 관련 전공자나 현업자, 비즈니스 관련자가 아닌, 일반 독자가 끝까지 읽고 이해하기에 결코 만만치 않다.

이 책의 저자인 황현철은 '누구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을 수 있는 비즈니스 책을 쓰고 싶다'는 단순한 소망으로 집필을 구상했고, 네이버 비즈니스 판에 비즈니스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모델러> 표지(출처=IT동아)
<비즈니스 모델러> 표지(출처=IT동아)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은 '기업이 수익과 생존을 위해 수행하는 사업 방식'이다. 즉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방식이다. 전세계 수 많은 마케팅 전문가나 저술가 등이 비즈니스 모델의 정의와 해석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가장 쉽게 와닿는다.

이 책은 그렇게 남녀노소 누구라도, 경영 전공 여부와 무관하게, 비즈니스 모델에 관해 쉽고 재미 있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을 수 있도록 '소설'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소설 구성의 3요소가 인물, 사건, 배경이라면, 이 책에는 '이헌'이라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 네 개 에피소드에 걸친 사업적 사건, 그리고 인물과 사건이 얽히고설키는 치열한 직장문화라는 배경이 있다(마치 '미생'처럼).

이 책은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쓰였고, 네 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연결된다. 주인공인 '이헌'은 한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하다, 고객사 임원의 계략에 휘말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직장도 잃고 수 억 원의 금전적 손해도 본다. 퇴사 후 이헌은 우연찮게 동네 치킨집과 미용실의 영업 모델을 만들어 주면서,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이들에게 그 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통쾌하게 복수할 계획을 갖는다.

네 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구성으로 전개된다(출처=IT동아)
네 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구성으로 전개된다(출처=IT동아)

저자는 현직 비즈니스 컨설턴트지 등단 소설작가는 아니라서 전체 스토리 자체는 단조롭지만, 등장인물 간의 팽팽한 대립과 대결, 난무하는 배신으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긴장감을 주며 추리소설적 흐름을 보인다. 물론 그 안에 저자가 강조할 비즈니스 모델 이론과 사례, 경험, 조언, 제시 등이 곳곳에 녹아있음은 당연하다.

마케팅/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사례로는 대부분 잘 알려진 (대)기업을 손꼽는데, 저자는 (가상 설정이지만)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동네 치킨집, 손가락 관절염으로 손을 쓸 수 없게 된 미용실 원장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사업 환경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쉽다.

책 서두에는 비즈니스 모델링 관련 기초 이론을 넣어 독서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소설의 주요 장면을 스케치한 삽화도 배치해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중간중간 깨알 같은 재치와 위트, 풍자, 패러디 등도 발견할 수 있다. 네이버 비즈니스 판 연재 시 다음 회를 기다리는 독자들 성화가 적잖이 높았던 이유다.

재치있는 삽화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출처=IT동아)
재치있는 삽화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출처=IT동아)

또한 하나의 에피소드를 마치면서 해당 에피소드와 유사한 형식의 비즈니스 모델링 이론과 실례 등을 코멘터리로 추가해 명확한 인사이트(통찰력)를 전달하며, 각종 다이어그램과 도표, 셀프 체크리스트 등도 풍부하게 제시함으로써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 저자의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

저자 황현철은 현재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인사이터스 컨설팅 그룹)를 운영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링 관련 산업체 프로젝트를 가장 풍부하게 경험한 컨설턴트로 꼽힌다. 이 책에서 다룬 비즈니스 모델링 실전 방법론이 현실적 사례로 와닿는 이유다.

자신의 사업 모델을 직접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출처=IT동아)
자신의 사업 모델을 직접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출처=IT동아)

무엇보다 정말, 소설 읽듯 술술 읽힌다. 그럼에도 빨간 볼펜으로 줄 치며 곱씹는 문장도 많다. 약 480페이지 분량이지만, 다양한 삽화와 도표, 넓은 자간 배치 등으로 완독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소설이긴 하지만, 다른 소설처럼 한번 완독 후 책장에 꽂히는 책은 아니니 2~3번은 다시 읽기를 권장한다. 모든 마케팅/경영서적이 이렇게 읽고 이해하기 편하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이 책 몇 번 읽었다 해서 비즈니스 모델링을 척척 해내긴 어려울 테지만, 현대 사업에서 비즈니스 모델링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 지, 이를 통해 사업을 어떻게 한 단계 개선할 지를 고민하는 계기는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자영업자 등에게 특히 유익할 책이며, 실제 동네 중국집, 치킨집, 미용실 사장님이 한번 읽어 보길 제안한다.

2018. 05. 31 발간 / 480쪽 / 18,000원 / 지식공감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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