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까르르… 웃음꽃 핀 교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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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동전주교회의 특별한 여름


“하하, 호호, 까르르, 우아….”

웃음과 감탄사, 물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물세례를 맞은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극도 벌어졌다.

9일 오후 구세군 동전주교회(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상길) 앞마당의 물놀이 시설에서는 아이들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10여 명이 폭염 속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인근에 사는 신은경 양(10·인봉초 3)은 “방학 중 교회에 있는 로뎀센터에 다니고 있다”며 “친구들과 마음껏 시원한 물놀이를 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무더운 여름, 구세군 교회로 놀러오세요.” 구세군 동전주교회 홍봉식 사관의 초대다. 사관 제복을 입은 홍 사관과 아이들, 자원봉사자가 교회 앞마당에 설치된 물놀이 시설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전주=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무더운 여름, 구세군 교회로 놀러오세요.” 구세군 동전주교회 홍봉식 사관의 초대다. 사관 제복을 입은 홍 사관과 아이들, 자원봉사자가 교회 앞마당에 설치된 물놀이 시설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전주=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기온이 40도 가까이 치솟던 7월 중순 교회는 물놀이터로 변신했다. 공기를 이용한 에어바운스 회사를 운영하는 신자의 도움으로 물놀이 시설이 설치된 것. 담임 목회자인 홍봉식 사관은 “물값은 좀 들겠지만 더위에 기죽지 않고 신나게 노는 아이들 미소보다는 싸지 않겠냐”며 “교회 온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물놀이하러 구세군으로 놀러 오라”고 했다. 이달 말에는 슬라이드 풀을 포함한 더 큰 물놀이 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다. 아이들 공부를 돕고 안전을 책임지는 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올해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무덥지만 자원봉사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전주 외곽의 이 교회도 지방에 있는 다른 곳과 비슷한 환경에 있다. 교회는 다문화와 한부모,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을 돕기 위한 사역에 힘쓰고 있다. 2008년 생긴 로뎀나무지역아동센터가 대표적이다. 학습은 물론이고 우쿨렐레, 제과제빵, 컴퓨터 코딩, 배드민턴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아이들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간다. 센터장인 이은희 사관은 “학교 방과후 교실에 가지 않거나 다른 사정이 있어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있다”며 “로뎀센터는 전원 속에 있고 축구장도 있어 장점이 많다”고 했다.

교회의 한쪽에는 2012년 문을 연 무지개다문화센터도 있다. 전주지역 중심의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교회 부설로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다. 특히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가족을 위한 설날과 추석 행사에는 매년 600∼800명이 참석한다.

캄보디아와 홍 사관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구세군 차원에서 캄보디아 지역을 돕는 구세군 희망캠프를 2014년부터 운영해 왔다. 올 1월에는 40여 명이 현지에서 초등학교 시설을 보수하고 공부방을 만드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역 사회에 있는 이주자 가정들이 고향 방문을 넘어서 자신의 고향을 직접 돕는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6박 7일의 일정 중 실업과 이혼 등 개인적 절망 속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계기를 맞는 자원봉사자가 적지 않다는 게 설명이다.

홍 사관은 “구세군의 모토는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며 “교회 주변에만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네팔 등 7, 8개국 출신 노동자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현실은 고단하지만 무지개처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게 구세군의 꿈”이라고 했다.
 
전주=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구세군#동전주교회#물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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