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선수를 좋아하는 알파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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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6국 10보(163∼181)

흑 63이 알파고의 독특한 감각이다. 아마추어 고수 정도 되면 본능적으로 참고 1도 흑 1로 젖히는 것을 떠올린다. 이런 이단젖힘이 돌의 활력을 극대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밋밋하다 못해 하수나 둘 법한 흑 63은 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참고 1도의 결과를 보면 흑 모양이 실전보단 두터워 보인다. 알파고가 둔 수니 그냥 “인정!”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흑 65에 백 66으로 반발한 것은 기세이다. 흑 67로 차단돼도 백 68로 젖히면 잡힐 말이 아니다. 백은 70까지 중앙 흑을 삭감하며 탈출할 수 있어 좌변을 넘어가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

사실 흑 71로는 참고 2도 흑 1로 끊을 수도 있다. 흑 5까지 좌변 백 두 점을 손에 넣을 수 있어 실리로는 큰 이득. 하지만 빵따냄을 허용하고 후수가 되는 것이 탐탁지 않았나 보다. 알파고는 선수를 매우 중시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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