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계 “‘노벨 경제학상’ 로머·노드하우스, 구 담론 깨고 지속가능 성장 논의 일궈”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8일 22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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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두 학자는 경제성장에 대한 기존 담론을 깨고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를 일궈낸 학자라는 게 국내 학계의 평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9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윌리엄 노드하우스 예일대 경제학과 석좌교수와 폴 로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로머 교수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의 기초를 닦아낸 거시경제학자다. 내생적으로 요컨대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는 기술, 지식, 창의적 아이디어가 외부가 아닌 안으로부터 주어진다는 이론이다.

전통적인 경제성장이론에선 자본과 노동의 투입과 축적으로 경제가 성장한다고 봤다. 그러나 일정 시점에 다다르면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의 경제성장율 유지가 어렵게 된다는 점은 전통 이론을 가지고 설명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로머 교수는 기술혁신이 한계에 다다른 경제성장을 지속가능하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때문에 교육을 통한 인적자본의 축적과 연구개발이 강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로머 교수는 기존 이론을 돌파하는 방법론으로 기술혁신에 대한 논의를 제시했다. 오늘날엔 보편적인 경제성장 이론들의 대부분이 로머 교수의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고 평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로머 교수의 이론은 후진국과 선진국 등 각국의 경제력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기술혁신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게 했다”며 “우리나라 역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기술성장을 이끄는 틀, 즉 연구개발(R&D) 업종 등을 발전시키는 게 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로머 교수는 근래에 들어선 도시의 빠른 성장을 활용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체계적인 사회 구조 개혁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도 했다. 인적자원이 집적화된 도시가 기술혁신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성 교수는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처럼 인구가 몰려서 거주하는 대도시가 경제성장에 있어서 하나의 기술혁신 창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세 도입’ 등을 주장했던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존 경제학 영역 바깥에 있던 기후 변화 문제를 경제학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발생하는 조치를 취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과 이익을 규명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 즉 화석에너지를 덜 쓴다는 것은 경제학에서 볼 때 생산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기후 이상 사태 등을 야기해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데 노드하우스 교수는 착안했다. 다시 말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당장 생산성 측면에선 손실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땐 단순히 손실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경제학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나 생태계 등 보다 큰 틀에서 같이 놓고 검토해보자는 논의를 이끌어냈다”며 “그 개념이 전세계적으로 파급이 됐고 우리나라 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각 나라마다 연구자들이 자기 나라 환경에 맞게 적용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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