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여러 번 만날 것”…후속 정상회담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2일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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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트레이트타임즈 제공
사진=스트레이트타임즈 제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했고 평양에도 갈 것이며 김 위원장과 여러 번 만날 것”이라며 2, 3차 등 후속 북미 정상회담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연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평양에 갈 것이다.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에게 백악관 초청 의사를 전했고 그도 수락했다”고 밝혔다. 2차 정상회담 장소가 평양일지 백악관일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얘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공동성명 서명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북-미 정상이 이날 일단 포괄적인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 원칙에만 합의한 만큼,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과정과 진전 성과에 따라 후속 정상회담을 열어 다음 단계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북한 체제보장 합의를 구체화해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강하게 요구해온 종전선언에 대해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종전선언을 위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전후해 열릴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이 남북미 종전선언을 강조해온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계기에 문 대통령이 참가하는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CVID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질적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때문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축으로 하는 북-미 고위급 후속 협상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 과정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북-미 간에 구체적인 후속 협의가 필수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 위원장이 약속했다며 언급한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 시점이 언제가 될지도 주목된다.

후속 조치를 위한 한중일과의 협의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다음 주에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세부 사항에 논의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일본 중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도 곧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에 돌아가기 전에 통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비핵화 논의의 사실상 목표 중 하나인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서도 “한국 중국이 서명국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 서울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한 뒤 14일에는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중국과 협의를 이어간다.

하지만 이날 북-미 정상회담에서 2차 정상회담을 언제 어디서 할지 분명히 하지 못한 점이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핵화를 위한 검증, 사찰 등 문제가 매우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북-미 간 여전히 이견이 크기 때문에 고위급 후속 협상이 삐걱거릴 경우 후속 정상회담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북 제재는 핵문제가 더 이상이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 있을 때 해제될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에서) 많은 진전이 있으면 (대북 제재) 역시 빠르게 해제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북미 수교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빨리 하기를 원하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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