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머리채 버스킹’ 피해女 “수치심·트라우마·공황장애…법적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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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15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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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길거리 댄스 공연 중 한 남성 댄서가 이를 구경하던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마구 흔드는 등 무례한 행동을 저지른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남성은 사과에 나섰으나 피해 여성은 “사과가 아닌 변명에 불과. 법적 조치 취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피해 여성 A 씨는 14일 오후 방송된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당시 트라우마도 있었고 수치심도 가득했다. 그걸로 인해 공황장애까지 심해졌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일명 ‘홍대 머리채男’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 12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해당 댄스 공연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A 씨는 해당 사건은 지난 6월에 발생한 것으로 약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포와 수치심으로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A 씨는 선천적으로 빈혈을 가지고 있어 그 충격이 더욱 컸다고 말했다.

A 씨는 “(홍대 길거리를)지나가다가 공연을 하기에 맨 앞자리에서 보게 됐다. 그런데 제가 핸드폰을 확인 하는 사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며 “아무런 협의도 없던 상태였고, 너무 순식간이라서 저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앞이 깜깜해지고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정말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저지조차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A 씨는 사건 이후 수치심과 트라우마, 공황장애 등 심리적 불안증세로 인해 즉각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서 해당 영상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자 댄서 B 씨는 “댄스 퍼포먼스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에 대한 비난이 일자 A 씨에게 사과했다.

이와 관련 A 씨는 “(처음 문제 제기를 했을 땐)아예 무시를 했다. (B 씨가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서)당사자인지 어떻게 아느냐, 마녀사냥이다 이런 식으로 말씀 하셨다”며 “가장 충격 받았던 발언은 ‘피해 여성은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려고 저렇게 일을 크게 벌이냐’였다. 가해자보다 피해자에 더 집중되는 사회인데 정말 겁이 많이 나서 여태까지 숨어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며칠간 (B 씨에게) 저에 대한 사과와 앞으로 공연에 대한 피드백을 할 것을 요청 드렸는데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아예 무시를 하셨다”며 “그 기회가 이미 지나지 않았나 싶어서 법적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한편 ‘홍대 머리채男’이라 불리며 비난을 받고 있는 댄스팀 하람꾼의 리더 B 씨도 이날 같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저희 공연을 즐겁게 보신다고 제가 착각을 하고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B 씨는 “이런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인지한다. 그래서 공연할 때 한 번에 세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간단한 제스처와 눈빛 교환 등 이런 것으로 재미있게 풀어간다”며 “이런 공연이 있고 이런 컨셉을 할 건데 불편하실 수 있는 분들은 다른 공연을 보셔도 된다고 꼭 안내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연 당시에도 퍼포먼스에 대한 안내를 사전에 고지했다는 B 씨는 “관객 분들이 못 들을 수 있는 상황도 있으니 상대방의 동의 없이 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들었다고 해도 동의가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면서 “제 행동이 합리화 되거나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8년 동안 이런 퍼포먼스를 하면서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B 씨는 남성이 아닌 여성 관객만을 상대로 과격한 댄스 퍼포먼스를 벌인다는 누리꾼들의 지적과 관련 “(남성에게는) 더 과격하게 한 적도 있고, 진짜 덩치가 큰 외국인 친구 등에게도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의 공연 계획과 관련 “이번 기회에 정말 많은 대중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객관적인 이야기를 들었으니 (댄스 퍼포먼스와 관련)실수와 오버를 좀 더 줄이고, 자제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자숙하고 자중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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