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스타’ 유영동 코치와 日히로시마의 22년 인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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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동 NH농협은행 여자 정구부 코치(43)는 한국인 정구 선수로는 아시아경기에서 가장 많은 통산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아시아경기에서 나온 금메달 개수는 총 40개이며 이 가운데 한국인 선수가 따낸 금메달은 절반이 넘는 23개에 이른다. 유 코치가 효자 종목이라는 한국 정구에서 최고 효자로 불리는 이유다.

유 코치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를 통해 정구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21세의 순천대 학생이던 유 코치는 정구가 처음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히로시마 대회에서 남자복식 정상에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당시 결승 상대는 현재 NH농협은행 장한섭 감독이다.

이런 사연 때문에 13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컵 히로시마 국제정구대회에 장한섭 감독과 함께 NH농협은행을 이끌고 출전한 유 코치는 현지에서 귀빈대접까지 받았다. 유 코치는 정구 종주국 일본 정구 관계자들의 환대 속에 일부 일본 정구인들은 환영파티와 환송연에서 따로 선물까지 챙겼다. 유 코치의 선수 시절 팬이었던 일본 여성들은 어느덧 40대 중반이 됐지만 유 코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경기 장소는 22년 전 아시아경기가 열렸던 히로시마 중앙정구장이었다.

유영동 코치는 “히로시마는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다. 만약 정구가 히로시마에서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면 내 인생도 달라졌을지 모른다”며 웃었다.

한국에서 정구는 비인기종목이지만 일본은 정구를 하는 인구만도 54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은 종목이다. 다나카 가즈오 히로시마정구연맹 이사장은 “히로시마 현에만 고교 정구 팀이 100개 넘게 있다. 일본 실업팀은 남자가 60개, 여자가 30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국의 실업팀은 남자가 11개, 여자가 10개에 불과하다. 유영동 코치는 “일본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부분 학생이 정구를 한다. 일본 정구의 선수층은 워낙 두텁고 환경도 뛰어나 부러울 때가 많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기술을 지닌 일본과의 교류는 한국 정구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히로시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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