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축하가 너무해… 박주영 무릎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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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프랑스 리그 AS모나코와 소쇼의 경기가 열린 루이2세 스타디움. 1-1로 맞선 후반 종료 직전 모나코 박주영(25)의 오른발이 불을 뿜었다. 강등권 순위로 떨어질 뻔한 팀을 구한 극적인 결승골. 박주영은 여느 때처럼 무릎을 꿇고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펼쳤다. 문제는 다음 상황. 무릎을 펴고 일어나려던 순간 ‘뚝’ 하는 소리가 났다. 워낙 귀중한 골이다 보니 주변 동료들이 기쁨에 겨워 그를 덮쳤고 그 과정에서 무릎에 과부하가 걸렸다. 박주영은 24일 입국해 축구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유나이티드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 ‘4주 이상 안정 필요’ 진단… 아시안컵 못뛴다

결과는 ‘우측무릎대퇴골 외측 박리성 골연골염’. 뼈를 덮은 연골 일부가 벗겨지면서 생긴 증상으로 최소 4주 이상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송 박사는 “박주영은 원래 오른쪽 무릎에 작은 부상을 달고 살았는데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몸을 지나치게 혹사했다. 이렇다 보니 부상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겨울이라 딱딱하게 언 그라운드도 부상에 한몫했다. 콘크리트 위에서 스파이크를 신고 뛰었다고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송 박사는 부상 이후 불거진 “기도 세리머니가 부상을 불렀다”는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무릎을 꿇는 세리머니는 종교적인 신념이 없더라도 흔히 하는 행위”라며 “최소한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등이 하는 텀블링 세리머니보단 안전하다”고 했다. 또 “세리머니 자체엔 문제가 없다. 단지 일어나려는 타이밍에 동료들이 그에게 올라타 운이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박주영은 부상으로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그 대신 수비수 홍정호(21·제주 유나이티드)를 명단에 넣었다.

붙박이 공격수가 빠짐에 따라 조 감독은 당장 새로운 공격 조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원톱’(최전방에 공격수를 한 명 두는 형태)을 선호하는 조 감독의 스타일상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지동원(19·전남 드래곤즈). K리그 득점왕 유병수(22·인천 유나이티드)도 대안이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는 이청용(22·볼턴)이 붙박이인 가운데 왼쪽 측면과 중앙은 유동적이다.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원래 포지션인 왼쪽에 설 경우 중앙은 김보경(21·오이타 트리니타)이나 지동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지성이 중앙으로 이동할 경우 염기훈(27·수원 삼성)이나 손흥민(18·함부르크)이 왼쪽 측면 한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대팀에 따라 지동원-유병수로 짜인 ‘투 톱’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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