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청년들 함께 北에서 집 짓는 날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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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윌리거 국제해비타트 명예이사장
“北 주거 수준 개선 크게 기여… 주민들에 실질적 도움 주게 될 것”

“최근 남북, 북-미 관계가 개선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집짓기 활동을 꼭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집 지어주기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인 국제해비타트의 론 터윌리거 명예이사장(77·사진)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의 부동산 기업인 ‘트래멀 크로’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터윌리거 명예이사장은 국제해비타트 역사상 가장 많은 돈(1억 달러·약 1080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 지역 개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터윌리거 명예이사장은 “해비타트의 집짓기 활동은 북한의 주거 수준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고,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남북한 청년들이 함께 북한에서 집짓기 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되고, 많은 사람이 이 모습을 지켜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터윌리거 명예이사장은 유명 자선사업가 중 유독 ‘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물로 꼽힌다. 부동산 전문가라는 직업과 어린 시절의 경험 덕분이다.

그는 “많은 자선 활동이 교육과 보건의료 분야 지원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쉽다”며 “부동산 사업을 하며 집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심리적, 경제적 안정성을 주는지 늘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해비타트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자신도 어린 시절에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지만 따뜻하고 안전한 집이 있었기 때문에 가족 모두 화목하게 살며 꿈을 키울 수 있었다”며 “자선 사업에 관심이 많은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기업인들에게도 기회가 되면 집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 등 비교적 최근에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부자들의 재산 상속’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터윌리거 명예이사장은 “자식들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 재산의 약 8분의 1만 가족에게 주고, 나머지는 모두 기부하기로 했고, 가족도 모두 동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국제해비탯#론 터윌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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