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꿈 채워가는 ‘아르고 프로젝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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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현고 김민서 학생(왼쪽)이 친구와 함께 ‘꿈 채움 활동’ 시간을 활용해 만든 구연동화 캐릭터를 들고 있다. 신현고 제공
인천 신현고 김민서 학생(왼쪽)이 친구와 함께 ‘꿈 채움 활동’ 시간을 활용해 만든 구연동화 캐릭터를 들고 있다. 신현고 제공
그리스 신화에서 상상 속의 보물인 황금모피를 찾아 떠난 50인의 원정대가 탄 배의 이름은 아르고(Argo)다. 우리 학교의 ‘꿈 채움 활동’을 ‘아르고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이유는 우리 모두 ‘내 안의 보물’을 찾아가는 탐험가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진로를 정하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진로를 말한다. 나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대학에 진학할 때 어떤 직업을 희망해야 유리한지를 먼저 생각했다. 이런 내게 ‘꿈 채움 활동’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무엇을 잘하며, 잘하고 싶은가. 또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우리 학교의 꿈 채움 활동은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마음껏 펼치도록 한 진로 활동 프로그램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학교 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 하는 활동이다.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보물’, 즉 흥미와 적성을 찾아 3년 동안 실제로 해보는 것이다.

다른 학교의 ‘1인 1기’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1인 1기는 주로 학교에서 활동의 주제를 정하고, 학생들이 따라가는 방식이지만 꿈 채움 활동은 주제 선정, 개인 활동, 발표 등 모두를 학생 스스로 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처음에 이 활동을 할 때 어떤 친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 시간에 휴식을 취한다며 교실 구석으로 가기도 했고, 다른 친구는 책을 읽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또 체육관으로 가는 친구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활동의 목적을 이해하는 친구들이 점점 생겨나기 시작했다. 디자인에 관심 있는 친구는 패션 디자인 책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래픽 디자인을 하는 친구는 발표수업에서 친구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이미지를 제작했다. 반 밴드부를 결성해 공연을 목표로 하는 친구도 있다.

나의 꿈 채움 활동 주제는 ‘구연동화’다. 표정과 제스처가 풍부한 내 특성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고, 말로 연기하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에게 들려줄 동화를 선정하고 동화 각본을 쓰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동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들어 양손에 들고 아이들에게 최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목표다. 구연동화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자격증에도 꼭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달에는 인근 어린이집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작품 선정, 대본 작성, 연기를 모두 혼자 해야 하는 1인극이지만 멋지게 해내고 싶다.

김민서 인천 신현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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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argo#꿈 채움 활동#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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