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부유층 여성은 다이아 브로치, 일반 주민은 여전히 강에서 손빨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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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언론 ‘北 신흥부촌 창전거리’ 보도… 외화 예탁하고 현금카드 쓰기도

북한의 신흥 부자들은 평양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곳에 거주하며 물건을 구매할 때 현금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빵과 서커스’라는 제목으로 평양 신흥 부유층의 일상을 평양발(發)로 보도했다. 빵과 서커스는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의 대책이라는 상징적 은유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1년 12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물놀이장, 영화관, 돌고래수족관 등을 잇달아 열었다. 잡지에 따르면 이런 시설물들은 모두 평양의 신흥 부자인 ‘돈 주인(전주·錢主)’들을 위한 것이다. 밀무역을 통해 성장한 전주들은 북한 정권에 이익금의 상당 부분을 주는 대가로 국영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거나 상당 수준의 자치권을 얻은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부유층은 평양 주재 외교관들 사이에서 평양의 맨해튼이라 불리는 창전거리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들 중 젊은 여성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으며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한 30대 여성은 김일성 부자의 배지 위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샤넬 브로치를 달고 다니기도 했다. 핸드백에 작은 반려견을 담아 가는 여성의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은 최근 국영 신발공장에 하이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부유층 가족들은 광복백화점에서 시바스리갈 위스키를 34달러(약 4만 원)에 구매할 수도 있다. 외화를 은행에 미리 예탁한 뒤 사용하는 현금카드인 ‘나래카드’로 돈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평양에서 북쪽으로 28km 떨어진 평남 평성시의 농부들은 소를 이용해서 일을 하며 여성들은 여전히 강에서 옷을 빨고 있었다. 잡지는 “김정은이 약속한 번영의 시대는 여전히 허망하게 들린다”고 꼬집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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