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홍석현 출마설에 “저널리즘은 특정인을 존재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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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21일 0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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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
손석희 앵커
손석희 앵커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석희 앵커는 20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오늘은 저희들의 얘기를 드려야 할 것 같다"라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공적 영역이지만 사적 영역이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적 영역이면서 공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경험으로 볼 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면서 "광고료로 지탱하면서도 그 광고주들을 비판한다든가, 동시에 언론 자신의 존립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치권력을 비판한다는 것은 그 정도에 따라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이제 생겨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언론사로서는 비판과 생존의 함수관계가 무척 단순해서 더욱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문제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희 JTBC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는 특정 기업의 문제를 보도한다든가, 매우 굳건해 보였던 정치권력에 대해 앞장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저희들의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은 예외 없이 커다란 반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널리즘을 실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손석희 앵커는 "언론이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이런 고민은 시작됐을 것이며, 언론인들은 때로는 좌절하기도, 때로는 그 좌절을 극복하고 살아남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어도 저희들이 생각하기에 언론의 위치는 국가와 시민사회의 중간에 있으며 그 매개체로서의 역할은 국가를 향해서는 합리적 시민사회를 대변하고 시민사회에는 진실을 전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손석희 앵커는 "교과서적인, 뻔한 얘기 같지만 그것이 결국에는 좌절로부터 살아남는 목적이고 명분이었다"면서 "이 시간을 통해서 몇 번인가에 걸쳐 언론의 현주소에 대해 고백해 드렸던 것은, 고백인 동시에 저희 JTBC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주말부터, JTBC는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의 입길에 오르내렸다"면서 "가장 가슴 아픈 건 저희가 그동안 견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진심이 오해 또는 폄훼되기도 한다는 것"이라고 홍 전 회장의 사퇴 후 대선 출마설에 관해 간접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명확하다.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가 바뀌어도 모두가 동의하는 교과서 그대로의 저널리즘은 옳은 것이며 그런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거나 복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저나 기자들이나 또 다른 JTBC의 구성원 누구든. 저희들 나름의 자긍심이 있다면, 그 어떤 반작용도 감수하며 저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지키려 애써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손석희 앵커는 "그리고 저는, 비록 능력은 충분치 않을지라도,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의 하나이며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하며 앵커 브리핑을 맺었다.

한편 홍 전 회장은 18일 중앙일보·JTBC 회장직을 사임하면서 "오랜 고민 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홍 전 회장이 대선 출마를 위한 행보가 아니냐고 해석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의 20일 앵커 브리핑은 홍 전 회장의 행보와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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