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大戰 1주 남기고… 文 ‘전두환 표창 - 부산대통령’ 곤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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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여움 거둬 주십시오” ‘전두환 표창장 발언’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20일 광주 5·18민주광장의 옛 전남도청 보존 농성장을 찾아 195일째 천막농성 중인 5·18 유족들에게 발언의 
진의를 설명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문재인 “노여움 거둬 주십시오” ‘전두환 표창장 발언’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20일 광주 5·18민주광장의 옛 전남도청 보존 농성장을 찾아 195일째 천막농성 중인 5·18 유족들에게 발언의 진의를 설명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순회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광주 경선(27일)을 일주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 측이 ‘전두환 표창장’과 ‘부산 대통령’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계속된 당 안팎의 공세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모욕적으로 느껴진다”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광주 경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 전 대표가 19일 당 경선 5차 합동토론회에서 한 발언의 여파는 20일에도 이어졌다. 그는 전날 토론회에서 특전사 복무 당시 사진을 ‘내 인생의 사진’으로 꼽아 군 생활을 소개하다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말해 논란이 시작됐다.


2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찾은 문 전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유가족들에게 혼쭐이 났다. 유가족들은 “우리는 전두환을 살인마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뭐 하러 그 사람 이야기를 꺼내느냐” “굳이 토론회에서 그 말을 한 이유가 뭐냐”고 성토했다. 문 전 대표는 “저는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군 복무 때 그 사람에게 상을 받았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수습했다. 이어 “그 말에 대해선 노여움을 거둬 달라.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며 연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주자들의 계속된 공세에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전두환 장군이 반란군 우두머리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경선 때문에 경쟁하는 시기라 하더라도 그 발언을 악의적인 공격거리로 삼는 것은 심하다”고 말했다. 또 “평생을 민주화운동, 인권변호사로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저에게 좀 모욕적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진을 고른 이유에 대해서는 “(캠프) TV토론본부의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 부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날 문 전 대표의 부산 일정에서 “다시 한 번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한 것이 또 다른 논란의 불을 지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측 정성호 의원은 “과거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부산에서 ‘우리가 남이가’라고 했던 ‘초원복집 사건’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본인의 발언도 아니고, 문 전 대표는 현장에서 ‘국민 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듯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을 위한 맞춤형 공약 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광주에 다시 왔다”며 “두 번 실망시키지 않겠다. 호남의 마음이 돼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은 호남 홀대 9년이었다”며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호남 차별을 없애고,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기록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 광주를 미래자동차산업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전 국민 안식제’ 공약 실현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치 위기는 대연정, 경제 위기는 사회적 대타협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야권의 텃밭인 광주 경선을 앞두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측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전두환 표창장’ 문제를 제기한 안 지사 측 인사들에게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 안 지사 캠프의 박영선 의원멘토단장은 “토끼와 거북이 싸움이 분명한데, 시간이 얼마만큼 받쳐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표 캠프의 김태년 특보단장은 안 지사를 향해 “내부를 향해 던지는 분열의 네거티브가 어색하다. 정치 음해, 지역감정 조장 같은 구태와는 과감히 결별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자”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대선#문재인#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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