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3세 정년” “점심 휴장” 파업한다는 억대연봉 금융노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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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가 어제 파업 찬반투표에서 93.1%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휴가철이 지난 다음 달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성과연봉제 폐지를 내걸고 파업을 벌였던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이번에 요구한 사항은 주 52시간 도입을 위해 점심시간에 점포 문을 닫게 하고,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63세로 늘리라는 것이다.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금융결제원, 신용보증기금 등 국책금융기관의 노동3권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과 함께 노동이사제 도입도 포함됐다.

금융노조 조합원도 파업을 할 권리는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하지만 국책금융기관은 독점이고, 일반 시중은행도 내수시장을 과점해 편한 이자 장사로 매년 보너스 잔치를 벌여 이들의 평균 연봉은 억대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을 법적 정년인 60세보다 긴 63세로 늘려 달라는 요구는 결국 청년층의 신규 일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몰염치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양극화 해소’ ‘과당 경쟁 근절’ ‘장시간 노동 철폐’ 등을 주장하는 귀족 금융노조들이야말로 왜 인터넷전문은행 같은 경쟁체제 도입이 절실하게 필요한지 보여준다.

점심시간 휴장 요청도 점심시간을 쪼개 점포를 찾는 직장인이 많은 터에 과도한 요구다. 동네 병원들처럼 토요일 오전에 문을 여는 것도 아니어서 고객들이 겪을 불편이 클 것이다. 최근 정부의 규제개혁 드라이브와 대기업들의 잇단 대규모 투자 채용 발표로 활기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우리 경제에 금융노조 총파업이 찬물을 끼얹지 않기를 바란다.
#금융산업노조#총파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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