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위, 야당인 바른미래에 넘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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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담당… 野위원장 이례적
민주당은 기재위-정무위 챙겨… 재정확대-금융개혁 지원 채비
홍영표 “가져올것 다 가져왔다”

“정보를 내주고 돈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선 국회 원 구성 협상 결과를 놓고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막판까지 논란이 됐던 법제사법위원회를 자유한국당에 넘겼지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차지한 것에 일단 안도하고 있다는 것. 국가정보원을 담당하는 정보위원회를 야당인 바른미래당에 넘긴 건 이례적이지만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것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날 발표된 원 구성 협상 결과에 대해 의원들에게 “가져와야 할 것은 다 가져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법사위를 한국당에, 정보위를 바른미래당에 양보한 대신 기재위와 정무위를 확보한 이유에 대해 비중 있게 설명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집권 2기를 맞아 경제정책이 핵심 이슈로 떠오른 만큼 여당 지도부는 기재위를 통해 하반기 재정 확장을 주도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당 의원은 “기재위를 확보해 여러 세수를 컨트롤하면서 정부 재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위를 바른미래당에 내줬지만 물밑 쟁탈전 끝에 정무위를 확보한 것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정원 등을 맡는 정보위는 국내외 고급 정보가 총집결되는 만큼 대부분 여당 중진이 위원장을 맡아 왔던 핵심 상임위 중 하나. 그러나 여야가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한 데다 국정원이 국내 파트를 없애면서 정보위원장의 힘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정원의 주요 정보는 어차피 청와대, 여당에 흘러간다. 민주당으로서 정보위는 야당에 줄 수 있는 일종의 ‘협상 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민주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을 관할하는 정무위를 확보하면서 재벌개혁과 혁신성장, 금융개혁의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 통과로 권한이 예전보다 축소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한국당에 넘긴 데 대해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 재선 의원은 “예결위가 지역구 민원 통로 중 하나인데 의원들의 적지 않은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바른미래당#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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