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공정한 중재자 재확인… ‘팔’ 절망감 더 커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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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문가 2인 인터뷰
이란에 맞서 美와 손잡은 사우디… 이스라엘과 경제협력 필요한 터키
반미 실질적 조치 취하지 않을것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이 14일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또 다른 국면에 진입했다. ‘분노의 날’을 선포한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쌓은 분리장벽으로 향했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아리에 카코위츠 히브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와 워싱턴 타흐리르중동정책연구소의 티머시 칼다스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3차 인티파다가 촉발될 수도 있다고 본다.

아르헨티나 출신 이민자인 카코위츠 교수는 이-팔 평화협상을 연구하는 전문가다. 칼다스 연구원은 이집트 카이로를 거점으로 아랍-이스라엘 갈등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두 전문가에게 이번 사태의 함의와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미국대사관이 이스라엘 건국절에 맞춰 예루살렘에 문을 열었다.

▽카코위츠=상징적인 측면이 있지만 이번 결정이 ‘궁극적인 평화협정’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는 중대한 타격을 줄 것이다.

▽칼다스=미국은 더 이상 이-팔 분쟁에서 정직한 중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점령을 이어가라는 신호를 준 것이기도 하다.

―중동 정세에 어떤 변화가 올까.

▽카코위츠=며칠간 더 지켜볼 일이다. 이란과 얽힌 두 가지 이슈(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스라엘과 이란의 시리아 충돌)로 인해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칼다스=중동 국가의 많은 무슬림들이 분노하고 팔레스타인이 직면한 절망감은 더 커질 것이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어떻게 대응할까.


▽카코위츠=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 모두 미국의 결정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2009년 9월 2차 인티파다의 원인 역시 예루살렘 문제였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칼다스=
당면한 자국 문제를 해결하기에 바쁜 아랍 국가들은 과거에 비해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이 많지 않다. 이들의 지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분명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터키 등은 어떻게 움직일까.

▽카코위츠=예루살렘 문제는 이란이나 터키 내부의 반미 반이스라엘 감정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의 위협 속에 미국과 공통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우디는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칼다스=
사우디는 대이란 공조를 위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모양새다. 터키 역시 이스라엘과 경제적 협력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이란은 핵합의 등 다른 이슈와도 맞물려 있어 섣불리 행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루살렘=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미국#불공정한 중재자#재확인#팔#절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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