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모델하우스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20대 젊은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인근 도로까지 점령했다. 과천에서 2월 분양한 한 아파트 잔여 세대를 추첨하는 날. 주변 시세보다 1억~2억 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부터 ‘로또 아파트’로 불렸다. 하지만 32평(약 106㎡)형 이상은 중도금 대출이 안 되면서 계약을 포기한 사람이 많아 이에 대한 잔여 세대 추첨에 관심이 모아졌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도 있었고, 친구, 가족 단위도 많았다. 심지어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해 응모시킨 뒤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는 사람도 보였다.
모델하우스 출입문이 닫히고 10시에 추첨이 진행됐다. 직원이 책상 위에 올라서 한 명씩 이름을 불렀다. 여기저기서 환호와 탄식이 터졌다. 한 당첨자는 ‘로또’라도 된 듯 점프를 하며 소리를 질렀다. 다른 한편에서는 “(추첨함) 흔들어주세요”, “섞어주세요” 라는 이야기가 들리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남은 세대수가 줄어들수록 참가자들의 신경은 곤두섰다. 결국, 마지막 세대까지 추첨이 끝나자 사람들은 우르르 밖으로 빠져나갔다. 또 다른 ‘로또’를 찾아 나선 것이다. 건설사 측은 이날 방문객은 1500여 명이고, 잔여 세대에 대한 계약을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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