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온갖 꽃이 피어야 진정한 봄”… 리커창 “강물 먼저 따뜻해져야 봄 느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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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정상화 속도 미묘한 온도차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3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내의 호텔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마닐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3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내의 호텔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마닐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은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피어야 진정한 봄이다.”(문재인 대통령)

“봄이 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지고 강물에 있는 오리가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 있다.”(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같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이 양국 경제·문화 교류 관계를 조속히 전면적으로 정상화하자고 촉구한 데 대해 리 총리는 관계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 총리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20분가량 넘긴 50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구보 진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그간 아쉬움을 기회로 전환시키고 서로 지혜를 모은다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중국 ‘고금현문’의 ‘일화독방불시춘 백화제방춘만원(一花獨放不是春 百花齊放春滿園)’을 인용했다. 시 주석이 2014년 방한 전에 한중 관계를 강조하며 인용한 말이다.

고개를 끄덕이던 리 총리는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며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라는 중국 시인 소동파의 시구로 맞받아쳤다. 리 총리는 “예민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적극적인 진전이 이뤄졌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합의를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마닐라=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리커창#문재인 대통령#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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