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2·3차 협력사에도 ‘상생 자금’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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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새 정부 ‘상생 시책’ 적극 호응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케이씨텍은 2013년 LG디스플레이의 ‘신기술장비 공모제’에 ‘초음파 플로팅 코터’ 개발을 제안했다. 신기술장비 공모제는 LG디스플레이가 협력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개발 비용 및 인력, 장비를 ‘풀 지원’해 주는 프로젝트다.

초음파 플로팅 코터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공기의 압력 대신 초음파를 이용해 기판을 띄우는 기술이다. 케이씨텍은 공기가 미세하게 기판에 영향을 미쳐 이물이 생기거나 기판 패턴이 변형되는 일이 잦다는 점에 착안했다. 일정한 진폭과 주파수를 가진 진동 에너지를 이용해 안전성을 높인 것.

양사 인력이 함께 2년 넘게 연구개발(R&D)한 결과 탄생한 초음파 플로팅 코터는 양산 후 LG디스플레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제조 공정에 성공적으로 도입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까지 전량 수입해 오던 에어 플로팅 코터를 대체한 기술로, 특허도 두 회사가 공동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신기술장비 공모제처럼 지난 10년 동안 1차 협력사에만 개방해 오던 상생 프로그램 범위를 2·3차 협력사 2000여 곳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상생 프로그램은 기술 지원 외에 금융·의료 지원 등도 포괄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15년부터 400억 원 규모로 운영해 온 상생기술협력자금을 10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앞으로 2·3차 협력사도 설비 투자 및 기술 개발, R&D 투자 자금이 필요하면 최대 13억 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유 중인 특허 5105건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넘겨주기로 했다. 또 앞으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2·3차 협력사 직원이 병에 걸리면 본사 임직원과 동일한 의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생’이 최근 재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5대 대기업 그룹사 간담회의 주요 키워드도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등을 통한 기업의 사회 기여 방안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기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나서는 등 정부 시책에 적극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14일 국내 반도체 협력사 138곳에 상반기(1∼6월) 인센티브로 201억7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2010년부터 반도체 협력사들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는 부품(DS) 부문 각 사업장에 상주하는 모든 협력사가 생산성과 환경안전 지표를 달성해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반도체 설비 유지·보수 전문 기업 에이치씨엠의 박노훈 대표는 “2010년부터 한 번도 안 빠지고 인센티브를 받은 덕에 임직원들이 좀 더 여유롭게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박성욱 부회장 주재 아래 5월 말 협력사 60여 곳과 함께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딥 체인지’ 문화를 협력사 상생에도 적용하자는 목표로 열린 자리다.

SK하이닉스는 올 초부터 유망 중소 협력사를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해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에이피티씨㈜, ㈜오로스테크놀로지, 엔트리움㈜ 등 선정된 기술혁신 기업은 앞으로 2년간 기술, 자금, 컨설팅 등 통합 지원을 받게 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g디스플레이#문재인 정부#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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