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방수포, 왜 잠실구장에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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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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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방수포는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중계를 통해서나 볼 수 있던 귀한 물건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프로야구에서도 쉽게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올 시즌에도 현재 6개 구단(롯데, kt, 삼성, 한화, KIA, NC)이 사용하고 있다.

면적만 50㎡ 이상인 대형방수포는 내야 그라운드를 비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한다. 장점이 뚜렷하지만 단점도 분명 있다. 워낙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가기 때문에 설치하는데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비가 그쳤을 때에도 문제다. 빗물을 한껏 머금은 방수포는 무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어느 정도 빗물을 제거한 뒤 다시 철수시켜야 한다. SK는 이런 문제로 인해 2009년에 처음으로 도입한 대형방수포를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형방수포가 이제까지 단 한번도 선을 보이지 않은 구장은 국내 야구장 중 단 한 곳뿐이다. 바로 두산과 LG의 홈구장인 서울 잠실야구장이다. SK와 마찬가지로 부분 방수포로 우천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잠실야구장에는 수년 전부터 대형방수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팬들은 “가장 많은 관중이 찾는 잠실야구장이 정작 방수포 사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며 종종 아쉬움을 드러냈다.

도대체 잠실야구장은 왜 대형방수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여기에는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잠실의 특수성이 존재했다. 잠실야구장 관리본부 관계자는 “잠실은 두산과 LG의 공동 홈구장이기 때문에 타 구장에 비해 특히 경기가 많이 열린다. 그라운드만큼이나 잔디보호에 신경을 써야 하는 구장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잠실은 ‘켄터키 블루그래스(Kentucky Bluegrass)’라는 잔디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환경에 매운 민감한 잔디다. 대형방수포를 사용해 무게가 가중되고, 압력이 심해지면 10월도 되지 않아 잔디가 심하게 손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잠실야구장이 대형방수포 도입을 전혀 검토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관계자는 “대형방수포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잠실야구장 환경에 적합한 방수포를 여러 방향으로 찾고 있다. 서울시 차원에서 구입을 검토 중이다. 빠르면 내년에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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