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포함 역외탈세 93명 세무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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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중견기업 사주-교수 등 해외 페이퍼컴퍼니 통해 돈세탁”

국세청이 중견기업 사주 일가, 연예인, 의사, 교수 등 93명이 해외에 재산을 숨긴 혐의를 포착하고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과 올 5월에 이어 3번째로 실시되는 역외탈세 조사다.

국세청은 12일 대기업과 대재산가 위주로 실시해온 1, 2차 역외탈세 조사와 달리 3차 조사에서는 중견기업 일가와 펀드매니저 등 고소득자로 조사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조세회피처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역외탈세가 정상적인 조세국가로 확대되는 추세인 데다 탈세 수법이 지능화하며 감시망을 빠져나가는 탈세 혐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해외에 세운 서류상의 회사(페이퍼컴퍼니)에 돈을 보내 자금세탁을 한 사례에 집중될 예정이다. 일례로 국내 한 중견기업 사주인 A 씨는 최근 몇 년간 홍콩에 있는 해외법인 계좌에 수십억 원을 투자 명목으로 송금했다. 이후 A 씨는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홍콩 법인을 폐업했다. A 씨가 홍콩 계좌에 입금했던 투자금은 해외법인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자취를 감췄다. 세무 당국은 역외탈세 혐의가 짙은 것으로 보고 A 씨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국내의 한 대형 연예기획사는 한류 스타로 통하는 유명 연예인의 해외 공연으로 70억 원의 수익을 올린 뒤 이 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홍콩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로 송금했다. 법인세를 탈세할 목적으로 수입을 은닉한 것이다. 국세청은 이 기획사와 해당 연예인을 검찰에 고발하고 법인세 90억 원을 추징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녀가 해외에 체류하는데 유학자금이나 생활비 송금 실적이 없는 기업 사주와 해외에 오래 머물렀는데 국내카드 실적이 없는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세무 당국은 조사 결과 역외탈세 자금이 국내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지면 검찰의 ‘해외불법재산환수합동조사단’과 공조해 조사키로 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 233건의 역외탈세를 조사해 1조3192억 원을 추징했다. 세무 당국은 역외탈세를 국부 유출에 해당하는 반사회적 행위로 보고 2009년부터 전담 조직을 꾸려 감독하고 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역외탈세#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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