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D]금요일 오후 4시 퇴근? “헛소리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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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3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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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오후 4시에 퇴근하면 경제가 살아날까. 정부가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을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정하고 이날은 오후 4시에 조기 퇴근을 유도하는 유연근무제 도입을 추진한다. 금요일 저녁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해서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월 2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내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매일 30분씩 더 일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지정한 금요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해 가족과 쇼핑이나 외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일본에서 2월 24일부터 시행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오후 3시에 업무 종료)’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누리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포털 사이트 기사 댓글란에 “금요일에 떠밀려 퇴근하고 토요일에 집에서 일하든지, 회사에 출근하든지 둘 중에 하나” “그래, 다들 금요일인데 일찍들 들어가 봐~ 내일 출근하는 거 다들 알지?” 같은 냉소적인 댓글을 달았다.

정부의 정책은 민간 부문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제성이 없으면 공무원 빼고 다 해당 안 되는 거 진짜 몰라서 이러는 거냐?” “공무원만 일찍 퇴근하잖아”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라는 지적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일찍 퇴근하면 뭐하나 쓸 돈이 없는데” “언제 시간이 없어서 소비 못했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때문에 쓸래야 쓸 돈이 없어서 지갑을 닫는다” “헛소리 말고 최저시급, 월급을 늘려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까지 얘기된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해당 정책은 제한적이지만 그 방향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곧바로 경기가 회복되거나 상황이 반전될 것 같지는 않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총체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데, 대선 정국에서는 당장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금요일#퇴근#조기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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