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뷰티 프리미엄’과 도덕성에 관한 실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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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우면 호감을 산다는 이른바 ‘뷰티 프리미엄’에 대해 연구한 심리학 연구가 적지 않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일수록 사람들이 더 쉽게 기억하고 이들은 실제로도 돈을 더 많이 버는 경향을 보인다. 뷰티 프리미엄은 여성에게서 더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여성이 스스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압박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그렇다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투자하는 노력을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샘퍼 교수 연구진은 외출 준비에 시간을 많이 쓰는 여성을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궁금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본래 모습을 바꾸는 것이므로 비도덕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먼저 한 실험에서는 14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절반에게는 외출 준비에 총 90분이 걸리고, 다른 절반에게는 30분 걸린다고 가정하고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꺼려지는지 아닌지 대답하게 했다. 그 결과 외출 준비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여성들이 이를 다른 사람에게 밝히기를 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실험에서는 102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외출 준비가 긴 여성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제나라는 가상의 24세 여성 직장인이 외출 준비에 1시간 45분을 쓴다고 밝혔고, 다른 절반에게는 제나가 10분 만에 끝낸다고 알렸다. 그런 다음 제나가 얼마나 윤리적인 사람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도덕, 윤리, 성실, 진실과 같은 형용사가 제나와 얼마나 어울리는지,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봉사나 잃어버린 지갑 찾아주기 등 윤리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묻자 사람들은 제나가 외출 준비를 짧게 할 경우 더 윤리적인 사람일 것으로 봤다.

이 결과는 외모를 꾸미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에 대해 덜 윤리적일 것으로 짐작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샘퍼 교수는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이 항상 도덕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며 취업 인터뷰를 위해 화장을 오래 한다거나 운동으로 외모를 가꾸는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 도덕성과 연계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jeawoo.joo@gmail.com
#dbr#뷰티 프리미엄#도덕성#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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