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韓中관계 걸림돌 없애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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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겨냥 “좋은 소식 주리라 믿어”… 訪中 이해찬 특사에 ‘先조치’ 주문
이해찬 “7월 G20서 한중정상회담 가능”

왕이 만난 이해찬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왼쪽)가 18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공동취재단
왕이 만난 이해찬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왼쪽)가 18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의 특사가 18일 중국에 파견된 것을 계기로 한중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악화된 관계를 개선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날 한국 측에 “먼저 걸림돌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해 앞으로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北京) 외교부 청사에서 특사로 온 이해찬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 의원)를 만나 “한국이 걸림돌을 제거해 양국 관계를 하루 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으로 그동안 성과를 소중히 여겨야 하지만 작년부터 한중 관계가 있어서는 안 되는 좌절을 겪었다”며 “이는 우리가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왕 부장은 “한국 측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좋은 소식을 주고 한국 측의 명백한 입장과 구체적인 조치를 알려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한국 측의 선(先)조치를 주문했다.

이 특사는 왕 부장에게 “문 대통령은 한중이 실질적인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하고 많은 교류를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중국 내 우리 국민과 기업이 겪는 어려움 해소에 중국이 노력해 줄 것도 촉구했다.

이 특사는 앞서 오전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뒤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며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하루 전날 베이징에 와 공항에서 특사단을 영접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특사가 7월 양국 정상 회동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즉답을 피하면서도 “한중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서 개선과 발전을 이룰 수 있길 원한다”면서 “한국 특사의 방중이 양측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증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8일 ‘특사 중국 방문으로 한국은 중국이 사드를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견제구를 날렸다. 신문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사드 배치의 민주적 절차 문제를 지적하기는 했으나 사드 반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특사의 방중은 중한 관계의 회복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자, 사드 배치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구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사단은 19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양제츠(楊潔지)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을 만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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