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즐길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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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4부작 ‘니벨룽의 반지’ 중 1부 ‘라인의 황금’ 오픈 리허설

‘니벨룽의 반지’ 리허설 중인 불의 신 뤼게 역(왼쪽)의 성악가 양준모와 알베리히 역을 맡은 성악가 오스카어힐레브란트. 월드아트오페라 제공
‘니벨룽의 반지’ 리허설 중인 불의 신 뤼게 역(왼쪽)의 성악가 양준모와 알베리히 역을 맡은 성악가 오스카어힐레브란트. 월드아트오페라 제공
텔레토비를 연상시키는 하얀색 타이츠 원피스의 님프(물의 요정), 어깨보다 큰 머리의 3등신 난쟁이, 광대 같은 옷차림의 불의 신?

12일 오픈 리허설을 통해 미리 본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첫 번째 이야기인 ‘라인의 황금’ 편은 확실히 정통 클래식과 달랐다. 아직 완성본이 아니란 점을 감안해도 무대 미술이나 무대 장치, 가수들의 의상 그리고 연기는 오히려 현대 뮤지컬이나 발레 공연을 연상시켰다. 국내 초연하는 이 작품은 올해 11월 ‘라인의 황금’(공연 시간 2시간 30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발퀴레’(3시간 40분), ‘지크프리트’(3시간 50분), ‘신들의 황혼’(5시간 20분)을 차례로 선보인다.

이날 리허설 현장에서 만난 백발의 아힘 프라이어 총연출 감독(84)도 “바그너는 이 작품을 오페라라고 부른 적이 없다. 오히려 종합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며 “색깔이 있는 연기로 극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두 세기 이전 서양 작곡가가 만든 음악과 이야기지만, 배경 지식이 없는 천진한 아이들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프라이어 감독은 팔순이 넘었지만 패션부터 남달랐다. 흰색 셔츠와 검은색 조끼에, 민트와 레몬색으로 ‘짝짝이’인 패션 스니커즈를 신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독일 1급 십자공로훈장 등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훈장과 공로상을 받은 인물이지만, 여전히 젊은 영혼을 지닌 예술가의 풍모가 엿보였다. 특히 추상적이며 실험적인 연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현장에서 만난 출연진은 “감독님의 끊임없는 아이디어 때문에 가수로서 고충이 많았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시인이자 극작가이기도 한 프라이어 감독은 “‘니벨룽의 반지’는 고전이지만 독재나 권력의 속성 등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오페라란 장르가 낯선 관객들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은 11월 14∼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인다. 5만∼40만 원.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니벨룽의 반지#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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