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대그룹-공정위원장 만남, 財界 우려 씻는 계기 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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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어제 “재벌개혁을 일방적인 몰아치기 식이 아니라 재계와 소통하면서 사회와 시장이 기대하는 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선 공약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재계와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이번 주 중 4대 그룹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삼성·현대기아차·SK·LG 등 4대그룹에 회동 요청을 했고, 4대 그룹에선 총수나 전문경영인이 참석할 것이라고 한다. 공정위원장이 재계와 대화에 나서 새 정부의 공약사항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계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꺼리는 상황에서 대기업정책을 총괄하는 공정위원장이 앞장서 소통하는 것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둔 시점에서 공정위원장이 재계와 만남으로써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예측 가능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동을 재계의 불안과 우려를 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 위원장은 “대규모 기업집단, 이른바 재벌기업은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재벌개혁을 기업 때리듯 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이해관계자와의 협의와 소통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동에서 재벌 군기(軍紀) 잡기를 할 것이 아니라 재계의 희망 사항을 경청하고 대기업정책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하기 바란다. 정부와 재계의 대화를 공정위원장이 시작한 만큼 경제부총리도 서둘러 기업인들을 만나 재계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새 정부의 경제 청사진을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김상조#재벌개혁#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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