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비키니]나달 만세! 테니스 빅3 만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1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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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US 오픈 챔피언 트로피를 깨물고 있는 라파엘 나달. 뉴욕=AP 뉴시스
2017 US 오픈 챔피언 트로피를 깨물고 있는 라파엘 나달. 뉴욕=AP 뉴시스


역시 이변은 없었습니다. 라파엘 나달(31·스페인·세계랭킹 1위)은 11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케빈 앤더슨(31·남아프리카공화국·32위)에 3-0(6-3, 6-3, 6-4) 완승을 기록했죠.

이 우승은 나달의 개인 통산 16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었습니다. 이로써 나달은 로저 페더러(36·스위스·2위)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에 3개 차로 다가간 동시에 현역 3위인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6위)는 4개 차이로 따돌렸습니다. 어쩌면 이 세 선수는 우리 시대 최고가 아니라 역사상 최고 테니스 선수일지 모릅니다.



한국 테니스 팬들은 이 셋을 한 데 묶어 ‘빅3’라고 부르기 좋아합니다. 앞선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도 페더러(호주 오픈, 윔블던)와 나달(프랑스 오픈)이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4대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모두 빅3가 차지한 해가 됐습니다.



페더러가 2003년 윔블던에서 개인 통산 첫 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낸 뒤 열린 메이저 대회는 모두 58번. 이 중 이 세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게 81.0%(47번)입니다. 같은 기간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은 총 7366경기가 열렸습니다. 이 세 선수는 이 중 10.1%에 해당하는 743승을 챙겼습니다. 참고로 메이저 대회에 한 번에 단식에 참여하는 선수는 128명입니다.

또 이 세 선수는 지난해 11월 앤디 머리(30·영국·3위)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13년 동안 번갈아 가면서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기도 했습니다. 나달이 현재 자리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개인 통산 네 번째로 연말 랭킹 1위로 한 해를 마감하게 됩니다.



이 기간 빅3 다음으로 메이저 타이틀을 가장 많이 가져간 건 머리와 스탄타니슬라스 바브링카(32·스위스·8위)였습니다. 두 선수 모두 세 번씩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죠. 그래도 랭킹 1위를 경험한 데다 전체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성적에서 머리가 앞서기 때문에 해외 언론에서는 빅3에 머리를 포함해 ‘빅4’ 또는 ‘빅3.5’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머리를 포함해 빅4로 따져 보면 이 네 선수가 모두 출전한 ATP투어 대회는 총 100개. 이 중 88개 대회가 이 네 명 중 한 명이 우승하는 거로 끝났습니다. 이들이 우승하지 못한 12개 대회 중 메이저 대회는 총 세 번. 먼저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9·아르헨티나·24위)가 2009년 US 오픈에서 우승했습니다. 이어 바브링카가 2014년 호주 오픈, 2015년 프랑스 오픈 챔피언 자리에 올랐죠.

빅3 사이 맞대결 전적에서는 나달이 49승 36패(승률 57.6%)로 앞서 있습니다. 이유는 역시 클레이 코트. ‘클레이 코트의 황제’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두 선수를 상대로 승률 75.7%(28승 9패)를 기록했습니다. 나달은 머리를 상대로는 클레이 코트에서 7승 2패(승률 77.8%)를 기록 중이죠.



재미있는 건 나달과 페더러가 US 오픈에서 아직 단 한번도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는 것. 만약 올해 대회에서 두 선수 모두 4강에 진출했다면 US 오픈 첫 맞대결을 벌일 수 있었지만 페더러가 8강에서 탈락하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습니다. 통계적으로 계산하면 두 선수가 여태 US 오픈 4강에서 만났어야 확률은 39%지만 벌어지지 않은 건 벌어지지 않은 일입니다. 역시 비키니가 그렇듯 통계 데이터는 참 많은 걸 보여줘도 모든 걸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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