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對美수출 늘리려 위안화 가치 인위적 절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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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로 번지는 美中무역전쟁
므누신 “中과 환율문제 논의 원해”… 트럼프는 추가 관세 가능성 언급
中 “美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 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도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재무부가 8일 다음 주 발표할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정식 지정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하루 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직접 나서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경고했다. 므누신 장관은 9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 위안화 가치가 현저하게 하락했다”며 “중국이 경쟁적으로 통화 절하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해 대미 수출을 늘림으로써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과 위안화 환율 문제를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미중이 협상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다. 하지만 대미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중국의 류허(劉鶴) 부총리는 참석하지 않는다. 미국은 무역 문제에서 중국이 구체적으로 양보 목록을 제시하지 않으면 다음 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중국이 또다시 보복할 경우 2670억 달러(약 302조2400억 원)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 협상 주무 부서인 중국 상무부의 중산(鐘山) 부장(장관)은 10일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직면하더라도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중국의 결심과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이 불굴의 국가(중국)는 역사에서 여러 차례 외국에 괴롭힘을 당했으나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번도 굴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미국 정부의 채권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무역전쟁이 계속 격화되면 내년 미중 양국의 경제 성장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미국보다) 중국이 받는 손실이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무역전쟁#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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