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아베 “셔틀외교 복원”, 韓日관계 이제 미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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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오후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2015년 위안부 합의는 국가 대 국가의 합의로 정권이 바뀌어도 지켜야 한다는 게 국제 원칙”이라며 “한국 정부가 약속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역사일수록 정면으로 직시해야 한다”며 “위안부 문제는 정부 간의 주고받기식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예상대로 자기 할 말만 하며 평행선을 그은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가 “북한은 남북대화를 하면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의 미소외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비핵화를 흐린다거나 국제공조를 흩뜨린다는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달라”고 말하는 등 약간의 온도 차를 보였다.

그럼에도 두 정상은 셔틀외교의 복원을 본격화하기로 했고,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내 일본에서 개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안부, 북핵 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해 큰 성과는 없었으나 한일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 비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자는 데 합의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어제 낮 강원도 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도쿄에서 멀지 않은 거리다. 그런데도 한일 정상이 제3국에서 열린 국제 행사가 아니라 상대방 나라를 직접 방문해 만난 것은 아베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간 것은 이명박 대통령 때인 2011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오랜 기간 냉각돼온 외교관계의 영향으로 양국 간에는 경제 문화 분야에서 수두룩한 숙제들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어제 두 정상이 그 가능성을 보여줬듯이 위안부 문제를 안보 경제 등 다른 현안과 분리하는 성숙하고 실용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 이번 아베 총리의 방한이 그런 투 트랙 관계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문재인#아베 신조#위안부 합의#북핵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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