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 버진아일랜드, 해적 섬 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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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로 교도소 파괴돼 죄수 100명 탈출
60명이상 도주… 英, 해병대 추가 투입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를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해적 소굴처럼 만들었다. 최근 어마가 BVI를 지나가면서 현지 교도소가 크게 파괴돼 수감 중이던 재소자 100명 이상이 탈출한 것. 세계적인 휴양지로 꼽히던 평화로운 섬이 범죄자들이 활보하는 해적 섬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BBC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앨런 덩컨 영국 외교부 차관은 의회에 출석해 “BVI에서 법과 질서가 심각하게 무너지는 사태가 있었다”며 “교도소가 파괴됐고, 아주 위험한 100명 이상의 재소자들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BVI의 치안과 복구 등을 위해 이달 8일 해병대를 추가 투입했다. 현재 BVI에는 총 1000명 정도의 영국군이 배치된 상태다. 덩컨 차관은 “우리는 한때 크게 위협받을 수 있었던 BVI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재소자 검거 현황과 계획은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내각회의에서 60명 이상이 도주 중이란 보고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국 정부가 탈출한 고위험 재소자 중 40명을 인근의 또 다른 자치령 국가인 세인트루시아로 이동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영국 외교부는 어마로 인해 카리브해 영국령 섬에서 총 9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어마#허리케인#버진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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