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컴퓨터 연결해 생각만으로 단어 입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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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뇌파 이용한 입력시스템… 신경 전문가 등 60여명 개발중
“1분에 단어 100개 전달 목표”

19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페이스북 개발자대회(F8)에서 레지나 듀건 페이스북 부사장이 
“뇌파를 읽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듀건 부사장은 사내 연구부서 ‘빌딩8’의 최고책임자이기도 하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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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페이스북 개발자대회(F8)에서 레지나 듀건 페이스북 부사장이 “뇌파를 읽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듀건 부사장은 사내 연구부서 ‘빌딩8’의 최고책임자이기도 하다. 페이스북 제공
“만약 사람의 머릿속 생각을 뇌파만을 이용해 즉시 글자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레지나 듀건 페이스북 부사장)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머릿속에서 생각한 문장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입력해 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미래연구소 ‘빌딩8’를 이끄는 듀건 부사장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인간의 뇌파를 통해 언어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측은 뇌파만을 이용해 1분당 단어 100개를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스마트폰에 손으로 직접 입력하는 것보다 5배 정도 빠른 속도다. 페이스북은 텔레파시만으로도 대화할 수 있는 장착형(웨어러블) 기계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6개월 전부터 머릿속 생각을 텍스트로 바꾸고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데 돌입했다고 밝혔다. 듀건 부사장은 “최근 뇌 기술과 관련돼 다소 과장된 발표가 많았는데 페이스북은 외부 센서를 활용한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 앞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통해 뇌과학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연구와는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두뇌에 초소형 칩을 심는 방식인 반면 페이스북의 뇌파만을 이용한다. 또 뉴럴링크는 정보와 생각을 해당 칩을 통해서 전송하고 저장하는 기술이어서 지향점도 다소 다르다.

페이스북이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은 뇌 속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뉴런)가 생산해 내는 정보를 광학 이미징 기술과 초음파 기기를 통해 스캔하는 방식이다. 뇌 신경세포가 자극되는 위치 등을 파악해 생각을 읽고 이를 문자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존스홉킨스대 의대 등에서 두뇌과학과 머신러닝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인력 6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기술을 소개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피부를 통해 말을 들을 수 있는 기술(스킨히어링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피부에 심을 수 있는 인공 달팽이관을 개발하는 기술을 시험 중이다. 해당 장치를 이용할 경우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뇌에 특정 주파수로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이 일반화되면 청각장애인들도 귀가 아닌 피부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머릿속 생각을 읽는 센서 등을 개발하면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로 소통하는 미래까지 그리고 있다.

전날 개발자회의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AR 및 VR 콘텐츠와 서비스가 급격하게 진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조만간 AR 및 VR 기술을 접목한 콘택트렌즈나 안경이 TV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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