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능라도 연설, 김정은의 신뢰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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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2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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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BC 인터뷰서…“종전선언, 시기의 문제일 뿐”
“2차 북미회담 강한 낙관…교착시 EU가 역할 해달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오후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장에 입장한 뒤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8.0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오후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장에 입장한 뒤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8.0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연설한 것과 관련 “김정은 위원장이 대단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내에서 영국 BBC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13일부터 예정된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 계기 유럽 5개국 순방을 앞두고 이뤄졌다.

먼저 문 대통령은 “지난번 평양 방문때 평양의 15만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아주 감격적인 순간이었고 ‘우리 민족이 역시 하나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한편으로 굉장히 긴장됐다”며 “그 자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분명하게 하면서도 북한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아야 헀고 또 한편으로는 방송을 통해 그 모습을 보게 될 한국민, 세계인들에게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연설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은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 어떤 말을 해달라거나 어떤 말은 하지 말아 달라거나 이런 요구가 없었다. 사전에 연설 내용을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연설의 시간도 전혀 제약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북한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영국 공영방송사 BBC와 인터뷰에서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에게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소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10.1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영국 공영방송사 BBC와 인터뷰에서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에게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소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10.12/뉴스1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계기에 선물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서 미측과 충분한 논의를 한 것”이라며 “북한이 일정한 조치를 취할 경우에 오랜 북미 간의 적대 관계를 종식시키겠다는 하나의 정치적 선언으로 종전선언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가급적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 대해서 한미 간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24 조치 해제 검토’를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문 대통령은 “국제적인 제재에 있어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는 그런 원론적인 말씀”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국 공영방송사인 B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2018.10.1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국 공영방송사인 B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2018.10.12/뉴스1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을 지금과 같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에는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큰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국제적인 제재 공조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들도 국제적인 제재의 틀 속에서 그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부터 이렇게 시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 간의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이 제재가 풀리거나 또는 제재에서 남북 간의 경제 협력이 예외적인 조치로 용인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면서 “그때까지 경제 협력을 위한 사전 준비들을 미리 해두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선 “북한도 보편적인 인권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 인권은 국제적으로 압박한다고 해서 효과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가장 실질적으로 개선해 주는 방법은 남북 간의 협력, 국제사회와 북한 간의 어떤 협력 그리고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와서 정상적인 국가가 되어 가는 것, 이런 것들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빠르게 개선하는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열릴 것이라며 이에 대한 기대감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그동안 남북 간에 세 차례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리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프로세스가 논의되고 있다”며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큰 결단 덕분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미국의 상응조치와 함께 속도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타임 테이블에 대해서 양쪽 정상들이 통 크게 합의를 했으면 한다”며 “저는 이 프로세스의 진행에 대해 아주 강한 낙관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기나 프로세스에 대해서 제가 김정은 위원장과 논의한 적은 없지만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 속에 그 모든 것이 포함된다는 것은 서로 분명히 의견이 일치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유럽은 거의 대부분 나라들이 북한과 수교 관계를 맺고 있고, 또 여러 가지 교류도 지속해 왔다. 앞으로 남북 대화나 또는 북미 대화가 교착에 빠질 경우에 이란 핵협상에서 유럽이 창의적인 방안들을 제시하면서 중재를 했듯이 그런 대화의 교착 상태를 중재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그런 역할도 유럽연합(EU)이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또 영국이 EU를 탈퇴한 이후 무역협정을 맺을 가능성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관계는 그대로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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