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반쪽개혁 비판여론에… 상임위원장 13명 “안 받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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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장 18명 중 17명 응답… 4명은 “국회 결론따라” “논의후 결론”
홍영표 “운영위장 몫도 안받을 것”, 일부 위원장 “투명하게 만들 필요”
의장단은 아직 의견 엇갈려… 文의장측 “최소한 기밀비 필요”

여야 원내대표들이 국회 전체 특수활동비(올해 기준 62억 원)가 아니라 교섭단체 몫으로 배정된 특활비(15억 원)만 포기하기로 한 데 대해 ‘꼼수’라는 비판이 커지자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상당수가 “논란이 될 바에야 아예 안 받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동아일보가 국회 상임위원장 18명 중 해외 출장 중인 1명을 제외한 17명에게 문의한 결과 이 중 13명(76.5%)은 “특활비 폐지에 찬성한다” “더 이상 특활비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국회는 각 상임위원장에게 특활비(월 600만 원)를 절반 이상 줄이라고 권고하려 했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상임위원장 상당수가 특활비에 대해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도 폐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국회운영위원장)는 “7월부터 원내대표 몫뿐 아니라 운영위원장 몫 특활비도 안 받고 있고 앞으로도 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성호 기획재정위원장도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 폐지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안상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상임위원장 특활비를 폐지해도 된다고 했다”고 답했다.

당론에 따라 특활비를 안 받겠다고 선언한 바른미래당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월 600만 원 지출 명세를 보니 교섭단체 4당 간사에게 월 50만 원씩 주고, 행정실에 운영비 130만 원을 주고, 270만 원을 식사비 등으로 썼더라. 없으면 없는 대로 괜찮다”고 했다.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소관 기관이 50개가 넘다 보니 특활비 지출에서 화환 비용이 많이 나갔는데 안 보내도 되니 편하고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상임위원장들은 폐지에는 찬성하면서도 “꼭 필요한 상임위 운영비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업무추진비 등으로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국회뿐 아니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의 특활비도 없애야 한다” 등의 추가 의견을 냈다.

민주당 소속인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폐지 여부를 논의해 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이었다. 안 위원장은 “국방위는 일선 부대에 가면 격려금으로 100만∼200만 원을 주는데 이런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법제사법) 김학용(환경노동) 박순자 위원장(국토교통)은 “국회가 내리는 결론에 따르겠다”고 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16일 의장단, 상임위, 교섭단체 등을 포함한 전체 국회 특활비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의견 수렴 중이다. 하지만 의장단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바른미래당 소속인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이미 ‘안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해외 출장 중인 한국당 소속 이주영 부의장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절반만 받는 것도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것 아니냐”며 폐지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문희상 국회의장 측은 “최소한의 기밀비는 필요하다”며 의원들 출장 시 주는 ‘장도금’을 없애고 정치권 원로 등을 만날 때 주던 격려금은 절반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특활비를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문 의장은 민주당과 한국당에 지급될 예정이던 8월분 원내교섭단체 특활비 집행을 이달 초 보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의 해외 출장에 대해서도 국외활동심사자문위원회 심사 이후 진행토록 지시했다.

한편 특활비 즉시·전면 폐지를 주장해 온 미래당과 정의당은 이날도 기자회견과 의원총회 발언을 통해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고 전면 폐지에 동참하라”며 국회와 거대 양당(민주당, 한국당)을 거듭 압박했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최고야·박효목 기자
#특활비 반쪽개혁 비판여론#상임위원장 1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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