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불출마 ‘親文 6인’의 재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9일 2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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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이어 김영배, 민형배도 靑 입성
여권에서도 21대 총선 파장 촉각

2015년 1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극심한 정치적 시련을 겪고 있었다. “현 체제로는 2016년 20대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거센 사퇴 압력을 받고 있었던 것.

이런 문 대통령을 돕고자 그해 12월 10일 6명의 원외 인사들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당 대표 정무특보, 차성수 금천구청장, 김영배 성북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은 당 쇄신의 활로를 열기 위해 불출마를 택했다.

한 여당 의원은 7일 “당시 구청장 출신 3명은 왜 포함됐는지 의아했는데, 이번 청와대 비서관 인선을 보고 그 의문이 풀렸다”며 “2015년 불출마 6인은 결국 친문(친문재인) 핵심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불출마 6인의 재발견’이란 말도 나온다.

구청장 출신 3인은 모두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고, 김 전 구청장과 민 전 구청장은 각각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과 자치발전비서관에 임명됐다. 이로써 윤건영 국정상황실장까지 포함하면 불출마 6명 중 3명이 청와대에 함께 근무하게 됐다.

차 전 구청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수석을 지내 이번 비서관 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 친문 인사는 “청와대 안의 문 대통령 복심이 윤 실장이라면 바깥의 복심은 양 전 비서관”이라며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이 ‘호철아’라며 편하게 이름을 부르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여권에서 이 6명을 주목하는 것은 채 2년이 남지 않은 21대 총선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구청장 출신 3인은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윤 실장과 이 전 수석, 양 전 비서관도 출마만 결심한다면 공천은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 고향인 이 전 수석을 제외하면 이들은 각각 서울, 경기, 광주에 기반을 두고 있어 현역 의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 6명은 “문 대통령을 위해 20대 총선에 나서지 않았다”는 나름의 명분까지 있다.

특히 현 정부에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양 전 비서관의 거취도 관심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는 것이지 정치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만약 양 전 비서관이 총선에 출마해 지역구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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