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또다른 ‘핵’… 결핵 퇴치도 급선무” 5월 방북 린턴 유진벨재단 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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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또 다른 ‘핵’이 있어요. 결핵입니다.”

북한 내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지난달 1∼22일 방북한 스티븐 린턴(한국명 인세반·58·사진) 유진벨재단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결핵 퇴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열악한 의료 여건 탓에 들불처럼 번지는 북한의 ‘슈퍼결핵’(여러 치료제가 듣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을 서둘러 잡지 않으면 대량살상무기 못잖은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 회장은 이번 방북 때 평안북도 선천군 등 12곳에 흩어져 있는 ‘제3요양소’(결핵 환자 격리소)를 방문해 결핵 환자들에게 치료제와 진단 장비를 나눠주고 돌아왔다. 인 회장이 1995년 할아버지의 장인인 유진 벨 목사(1868∼1925)의 이름을 따서 세운 유진벨재단은 1995년부터 북한 결핵 환자 25만여 명을 지원했다. 북한 내 결핵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444명)은 남한(인구 10만 명당 72명)의 6배로 추정된다. 북한 당국은 감염 실태 노출을 피하기 위해 격리소에 ‘제3요양소’ 등 암호 같은 이름을 붙였다.

40년간 인 회장은 8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행이 익숙할 법도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고 한다. 인 회장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성시의 한 호텔이 외국인 투숙객을 위해 시설 개조를 하는 등 도시에선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며 “하지만 결핵 격리소 의료진과 환자들은 정상회담 이야기는 전혀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아직 남북 해빙 무드가 밑바닥까지 전해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결핵#스티븐 린턴#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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