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코스닥協 “경영권 방어장치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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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투기자본 경영간섭 심각… 차등의결권-포이즌필 도입을”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국내 기업들이 외국 헤지펀드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며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 등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2000여 개 상장회사를 대표하는 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을 대표 낭독한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장(인지컨트롤스 회장)은 “상장사들이 지속 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있지만,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심각한 경영 간섭과 경영권 위협이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있다”며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 등 세계 주요국에서 보편화한 경영권 방어 수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신규 상장 시 특정 주식에 몇 배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최대 주주가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때 신주를 발행해 기존 주주들이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는 두 제도를 모두 도입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03년 소버린이 SK그룹을 공격했고, 2015년 엘리엇이 삼성그룹을 공격했다”며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대해 정책 당국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상황에서 일부 행동주의 펀드(엘리엇)가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집중투표제 도입 등 경영 간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SK를 공격한 소버린이 9000억 원대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했고, KT&G를 공격한 칼 아이컨 역시 1500억 원 수준의 막대한 차익을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두 협회는 감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에 대해서도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규제”라며 폐지를 요구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상장사#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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