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도 접경부근서 대규모 화력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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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국경서 軍 충돌 후 일촉즉발
서로 상품통관 규제… 무역분쟁도
전문가 “제2 中-인도전쟁 우려”

“제2의 중국-인도 간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1962년 중국-인도 국경분쟁을 연구해 온 영국 저널리스트 네빌 맥스웰이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에서 “현재 중국-인도 양국 간 대치가 매우 위험한 상태”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국경지역에서 양국 군대가 충돌한 이후 갈등상태가 3주간 이어지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중국 티베트-인도 시킴-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 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충돌은 양국 관계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는 당시 중국이 인도 영토에 도로를 건설해 인도군이 출동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인도군이 중국 국경을 침범해 중국군이 대응했다고 맞서고 있다.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이 티베트고원(중국명 칭짱고원)에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벌였다고 차이나데일리 등 관영 언론들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막강한 화력을 쏟아부어 가상의 적을 무력화시키는 시나리오로 진행된 이날 훈련은 인도를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훈련이 벌어진 티베트고원은 중국 인도 국경 지역에서 가까운 중국 티베트자치구와 칭하이(靑海)성, 인도 카슈미르 지역에 걸쳐 있다. 중국 매체들도 기사에서 인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적’이라는 표현을 통해 인도에 대한 무력시위임을 시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 육군전투여단은 티베트고원 해발 5000m 지점에서 적 진지를 공격해 벙커를 탈취하는 등 신속 공격 훈련 및 대공 방어 훈련을 벌였다. 박격포 자주포 다연장로켓발사기 탱크파괴용미사일 등 중화기가 총동원됐다. 산악 지형용으로 개발된 신형 경량급 전차도 실탄 사격 훈련에 참가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달 초에도 고원 5100m 지역에서 육군부대가 실탄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17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양국 군사 대치로 인한 갈등으로 양국 간 무역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현재 중국은 인도의 쌀, 석류, 쇠고기 등 상품의 통관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맞서 인도는 중국산(産) 사과, 배, 우유, 유제품 수입을 금지시킨 상태라고 밍보는 전했다.

특히 인도 내에서는 중국에 대한 적대 정서로 중국 상품에 대한 보이콧이 확산되면서 인도가 중국과 대화를 진행시키기 어려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내 한 중국 기업은 중국인 직원들의 안전을 우려해 휴가를 줘 귀국시키기도 했다고 밍보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이 26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중국과 국경분쟁 문제 해결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인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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