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심재철 의원이 MBC ‘제 5공화국’에?

  • 입력 2005년 5월 30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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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왼),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동아일보자료사진.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왼),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동아일보자료사진.
MBC 정치드라마 ‘제 5공화국’에 유시민(열린우리)·심재철(한나라) 의원이 나란히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12화에서 유 의원(당시 서울대3년)과 심 의원(4년)이 1980년 당시 운동권 학생들의 대표주자로 등장해, 현무환(4년)씨, 최영선(4년)씨와 함께 “우리가 전두환의 집권을 막아내자”고 결의하는 모습이 나온 것.

실제로 당시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유 의원은 대의원회 의장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드라마속 장면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허름한 중국집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4명의 서울대생들이 학생운동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대학생 유시민은 “그동안 박정희에게 속아온 국민들에게 군부독재정권의 실체를 알려야 해. 하지만 기습시위를 하는 것만으로는 총칼과 탱크로 무장한 전두환 같은 사람을 막기는 역부족이야”라고 말한다.

이에 심재철은 “시민이 말대로 우리가 가진 건 피 끓는 열정과 주먹뿐이야. 유신이 만들어 놓은 학도 호국단을 폐지하고 학생회를 부활시켜 신세력의 재집권을 막아야 해”라고 주장한다.

이윽고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민족과 이 나라를 위하여 힘을 내자!”고 외친다.

방송이 끝나자 MBC시청자 게시판은 두 정치인의 등장으로 소란스러워졌다.

‘현역 정치인 띄우기’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수인 가운데, 낯익은 386 정치인이 나와 ‘신선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청자 이명락씨는 “그 시절의 민주화 운동을 묘사하는데, 하필이면 현역 정치인을 내보내야 했냐”며 “현직 정치인을 내보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오히려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데 역효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흥윤씨는 “그 동안 참 재미나게 시청했는데, 갑작스런 두 의원의 등장에 이걸 계속 봐야 하나 고민 되더라”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보다는 여당 상임중앙위원인 유시민 의원의 등장을 더 문제 삼는 시청자가 많았다.

전호성씨는 “유시민 영웅 만들기”라며 “혹시 유시민 대통령 만들기가 시작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유 의원이 과도하게 꽃미남으로 나와 불만(이명은 外)”이라는 장난스런 의견도 있었다.

이에 이후곤씨는 “왜들 유시민만 물고 늘어지냐”며 “멋진 말은 심재철 의원이 다 하고 유 의원은 옆에서 맞장구만 쳤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솔직히 지금까지 더러운 인간들이 권력투쟁 하는 모습만 나와 식상했다”, “앞으로도 대학생들이 간간이 등장해서 80년대 초반의 사회분위기를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환영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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