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밸런스 운동을 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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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15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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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하는 ‘피겨여왕’ 김연아. 동아일보 DB
점프하는 ‘피겨여왕’ 김연아. 동아일보 DB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빙상 사상 처음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피겨여왕’ 김연아는 선수생활 내내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했다. 한 쪽으로만 점프를 하다보니 고관절이 틀어져 나타난 증상이었다. 그래서 균형을 잡기 위한 훈련에도 투자를 많이 했다.

골프를 비롯해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를 즐기다 어깨나 허리, 팔 등이 아픈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한쪽을 많이 쓰는 편측운동(Unilateral Exercises)을 할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문용어로 ‘편측운동에 의한 신체 부정렬’의 결과다. 한쪽을 많이 쓰다보니 한쪽만 발달하고 반대쪽이 부실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우리 몸은 운동할 때 지면에서 90도로 서 있는 것을 기준으로 좌우로 대칭이 돼 있다. 운동역학적으로 이 대칭이 깨지면 한 쪽이 더 발달하고 한 쪽은 부실해지게 돼 부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매일 격하게 운동하지 않고 가끔 가볍게 하는 편측운동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마니아 수준으로 매일 한다면 통증을 동반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 측만, 어깨처짐 등 균형 읽은 신체가 될 수도 있다.

테니스의 경우 오른손잡이라면 공을 치기 위해 허리가 왼쪽으로 돌아야 하며 오른쪽 다리에 큰 힘이 들어가게 된다. 이를 계속 반복하게 되면 오른팔, 왼쪽 허리, 오른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반대쪽인 왼팔과 오른쪽 허리, 왼 다리엔 힘이 덜 들어가게 된다. 결국 한쪽은 강해지고 한쪽은 약해지게 된다.

우리 몸은 움직일 때 한 부분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뼈와 관절 연결 고리로 움직인다. 이를 운동역학에선 ‘클로즈드 키네틱 체인(Closed Kinetic Chain)’이라고 한다. 풀어 쓰자면 폐쇄적 운동 사슬고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테니스로 돌아가면 오른팔로 포핸드 스트로크를 하려면 오른다리를 굴러주는 동작부터 시작해 왼쪽 허리는 돌려주는 동작, 그리고 어깨, 팔, 손목으로 힘이 이어지는 동작이 사슬처럼 함께 이어지는 것이다. 특정 운동을 잘하기 위해선 그 동작에 필요한 키네틱 체인이 조화롭게 움직여야 한다. 강력한 스트로크를 하기 위해서도 키네틱 체인이 중요하다. 보통 폼이 좋다는 표현은 키네틱 체인이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 동아일보 DB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 동아일보 DB
‘빙상여제’ 이상화는 스타트에서 절대적인 ‘푸시오프(추진력을 얻기 위해 힘차게 박차고 나가는 힘)’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릎과 히프, 발목으로 이어지는 키네틱 체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최대의 힘을 낼 수 있는 훈련을 많이 한다. 선수마다 키네틱 체인의 최대 각도는 다르지만 무릎-히프-발목의 최대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한 번에 최고점에 이를 때 역학적 효율을 높여 폭발적 파워를 낼 수 있다. 무릎과 히프, 발목의 순서가 어긋난다든지, 불필요한 움직임이 나올 경우 파워가 떨어진다는 게 운동역학자들의 설명이다. 잘 되던 스트로크가 갑자기 안 되는 경우 키네틱 체인이 조화가 되지 않아서다. 키네틱 체인을 조화시키려면 다리, 허리, 팔이 따로 놀아선 안 된다. 물론 한쪽만 발달시켜도 안 된다.

김용권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이사·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는 “우리 몸은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편측운동의 경우 밸런스 운동으로 자주 쓰는 반대쪽도 사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코어 운동을 하면 몸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밸런스(Balance) 운동은 말 그대로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운동이다.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도 스윙을 하는 훈련을 해줘야 한다. 사선 운동도 필요하다. 복근운동을 할 때 한 번은 왼쪽 팔꿈치를 무릎에, 한 번은 오른쪽 팔꿈치를 무릎에 대는 식으로 번갈아 하는 것을 사선운동이라고 한다. 요즘 줄을 가지고 하는 사선 운동법이 많이 나와 있다.

현실적으로 오른쪽으로 스윙하는 골프선수가 왼쪽으로 스윙하는 훈련을 자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코어(Core·무릎부터 어깨까지·일명 파워존이라고 함)를 발달시키는 운동을 해줘야 한다. 코어가 안정이 되면 편측운동을 해도 몸의 균형이 크게 깨지지 않는다.

코어 운동은 대퇴부, 엉덩이, 흉부, 복부, 등배근 등 우리 몸의 ‘핵심이 되는 근육’인 코어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이다. 코어 근육은 척추를 중심으로 허리와 골반 및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의 몸 깊숙한 곳에 자리한 ‘심부근육’을 말한다. 이러한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면 우리 몸의 중심이 바로잡히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코어 운동은 스쿼트와 벤치프레스, 복근 운동, 등배 운동 등이다. 플랭크(Plank) 운동도 코어 근육 향상에 좋다. 전면 플랭크, 교대 삼점 접촉 플랭크(Rotating Three-Point Plank), 교대 이점 접촉 플랭크(Rotating Two-Point Plank), 측면 플랭크 등 많다. 요즘 건강 운동법으로 뜨고 있는 필라테스에도 코어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 많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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