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바탕 흰 글씨? 광화문 현판 제 색상, 모의실험 통해 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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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중앙대 산학협력단, 4개 모형 만든뒤 과학적 분석

1893년 9월 이전에 촬영된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위). 사진 속 광화문 현판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를 띠고 있다. 반면에 2010년 문화재청이 복원한 광화문 현판(아래)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다. 문화재청 제공
1893년 9월 이전에 촬영된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위). 사진 속 광화문 현판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를 띠고 있다. 반면에 2010년 문화재청이 복원한 광화문 현판(아래)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다. 문화재청 제공
부실 복원 논란이 일었던 광화문 현판의 원래 색을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된다. 문화재청은 중앙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광화문 현판 색상 과학적 분석 연구’를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2010년 광화문이 복원되면서 제작된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가 적혀 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국가 인류학 자료보관소’가 소장하고 있던 1893년 9월 이전 촬영된 사진에서 어두운 바탕으로 보이는 현판 모습이 발견돼 ‘부실 검증’ 비판이 일었다(본보 2016년 3월 1일자 A2면 참조).

복원 당시에도 대부분 궁궐 문 현판이 검정 바탕에 흰 글씨를 썼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었다. 기존 현판에 균열이 생겨 현판을 다시 제작하고 있던 상황이라 문화재청은 색상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색상의 실험용 현판을 제작해 광화문에 고정한 뒤 촬영, 분석할 예정이다. 실험용 현판은 △흰 바탕에 검은색·코발트색 글씨 △검은색 바탕에 흰색·금색·금박 글씨 △옻칠 바탕에 흰색·금색 글씨 △코발트색 바탕에 금색·금박 글씨 등 4개로 구성된다. 옛 사진 촬영 방법인 유리건판 전용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를 모두 사용해 시간, 기상 상황 등 다양한 조건에서 사진을 촬영한다.

촬영한 뒤에는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소장 사진, 일본 도쿄대의 1902년 유리건판 사진, 국립중앙박물관의 1916년 유리건판 사진 등과 비교해 가장 비슷한 색상을 추정한다. 새롭게 만들어질 광화문 현판의 틀 제작과 각자(刻字) 작업은 마친 상태다.

문화재청은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전문가 자문회의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단청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광화문 현판#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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