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명절음식으로 푸짐해진 뱃살…‘나쁜’ 콜레스테롤 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6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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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휴일을 포함해 닷새 동안의 추석 연휴를 마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려면 ‘연휴 후유증’을 겪기 마련이다. 흐트러진 생활 패턴을 바로잡는 것 못지않게 푸짐한 명절 음식으로 늘어난 체중과 뱃살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특히 명절 음식은 기름지고 열량이 높아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치솟게 할 위험이 크다. 과도한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 같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인 만큼 하루 빨리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나쁜’ 콜레스테롤 혈관 좁히는 주범

콜레스테롤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오해다. 콜레스테롤은 부신피질호르몬과 성(性)호르몬, 세포를 만드는 필수 지방질 중 하나다.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성장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콜레스테롤은 정상적인 경우 몸 안에서 거의 합성되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들어오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지방과 단백질이 합쳐진 지단백질 형태로 혈액 속을 돌아다닌다. 지단백질은 저밀도(LDL)와 고밀도(HDL)로 나뉜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혈관이나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고, HDL은 콜레스테롤을 다시 간으로 보내 분해되도록 돕는다. 다시 말해 LDL이 증가하면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고 피의 흐름을 방해할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HDL이 증가하면 몸속에 불필요하게 남은 콜레스테롤을 줄인다. 이 때문에 LDL은 ‘나쁜’ 콜레스테롤,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따르면 △총콜레스테롤 240 이상 △LDL 콜레스테롤 160 이상 △중성지방 200 이상 △HDL 40 미만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으로 판단한다.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혈관 벽이 굳어지고 좁아지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체내 콜레스테롤은 이런 증세의 진행 속도를 높인다.

남성은 45세 이상, 여성은 55세 이상이면 콜레스테롤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또 부모나 형제·자매 중 남성은 55세 미만, 여성은 65세 미만에 관상동맥 질환을 앓은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 환자, 흡연자라면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더 집중적으로 콜레스테롤을 관리해야 한다.

최동훈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장은 “총콜레스테롤 200인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 260이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2배, 300까지 올라가면 4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식이·운동 요법 안 되면 약물 치료해야

높아진 콜레스테롤을 낮추려면 식단관리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나 돼지의 내장류, 우유·계란 등 각종 낙농제품은 콜레스테롤이 많은 대표적 음식이다.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음식도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을 낮추므로 멀리해야 한다. 반면 채소류와 곡식류 등 농작물과 생선, 해초류, 조개 등 해산물은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적다.

요리할 때는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가 있는 동물성 대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콩기름 참기름 등 식물성 기름에는 리놀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다만 식물성이라도 오래되면 불포화지방산이 저절로 포화지방산으로 변하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한 뒤 오래 두지 말고 신선할 때 먹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동맥경화의 진행을 막으려면 일주일에 약 1400Cal를 소모하는 운동(약 3~4시간)을 해야 한다. 힘을 쓰는 운동보다 빨리 걷거나 가벼운 달리기, 등산 같은 유산소운동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식단을 관리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데도 콜레스테롤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운동선수처럼 운동과 식사 조절을 철저히 하는 사람 중에도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의사의 진단에 따라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한번 이상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는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증상이 재발할 위험이 매우 높다”며 “LDL 수치를 7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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