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작전꾼이 밝힌 작전의 세계 “꾼인줄 모르고 엮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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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0일 0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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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전력 A씨 폭로…“3개 종목 동시…점조직 활동”
도박·마약 등으로도 포섭…“병원장 사례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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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인수·합병(M&A)은 일반적으로 투자금을 모으기 위한 조합을 결성한 후에도 6개월에서 1년이 더 걸립니다. 시세조종은 3~6개월가량 소요됩니다. 재무적투자자(FI)가 바로 차익을 남기는 경우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까지 총 2~3일이면 끝납니다.”

지난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규제기관 합동 워크숍’에서 주제 발표를 한 유사투자자문사 대표 A씨의 말이다. 작전 전력이 있는 그는 최근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작전의 실상을 공개했다.

작전은 A씨의 말처럼 기간이 일률적이지 않지만 기본 골격은 있다. 기획자인 일명 ‘주포’, 거래 시점과 거래량 등을 정하는 차트를 그리는 ‘화가’, 자금조달 중개를 맡는 ‘브로커’, 자금줄인 FI가 팀을 이룬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작전은 무자본 M&A다. 주가를 끌어올리고 M&A를 한 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이득을 얻는 방식이다.

작전 세력이 회사를 처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추가적인 작전을 위해 ‘실탄’을 남겨두는 것이다. A씨는 “‘큰 선수’는 회사를 한두 곳씩 거느리고 있다, 증자를 통해 자금을 넣고 문어발식으로 M&A를 한다”며 “명동 사채나 기관자금을 끌어쓰지 않고 법인 자금을 옮겨가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작전의 타깃은 하루 거래량의 30%를 움직일 수 있고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곳이다. 하지만 일반인은 작전의 대상이나 규모를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작전은 1개 종목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통상 3개 종목에서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검찰이 주시하는 혐의계좌를 피하려고 교차매매를 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점조직으로 활동해 작전 세력도 전체 기획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담자들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작전 세력에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포섭을 위해 골프, 도박, 심지어 마약까지 동원된다.

A씨는 “룸살롱 접대를 이용해 곤란한 상황을 겪게 하고 도와주는 식으로 병원장을 포섭하는 경우도 봤다”며 “결국 병원장은 모 상장사를 몇백억원에 인수했다. 병원장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이 바닥에서 알 만한 선수였는데 원장은 (그의 정체를) 몰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메릴린치 창구 이야기’를 시장에서 많이 하는데 프로그램 매매뿐만 아니라 일종의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유명한 바이오 상장사도 세력이 달라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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