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색역과 서울역, 광명역을 잇는 고속철도(KTX) 전용 선로 건설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향후 남북 간 철도 연결 시대를 준비하고 국내의 KTX 좌석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하반기 중 기획재정부에 ‘수색∼광명 KTX 전용선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경의선 수색역과 서울역, 용산역, KTX 광명역을 잇는 약 30km 구간의 지상을 달리는 KTX가 지하로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선로다. 서울역 용산역 지하에는 KTX 전용 승강장이 마련된다.
이 사업은 2001년부터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서울역 북쪽의 경의선은 일제강점기에 마련된 선로를 그대로 쓰고 있다. 서울 서소문 건널목의 직각에 가까운 곡선 때문에 KTX도 시속 20km 이하로 운행 중이다. 또 경기 고양시에 있는 철도 차량기지에서 회송 열차가 수시로 오가면서 서울역 북쪽으로는 더 이상 열차 운행을 늘릴 여지가 없다. 서울역 남쪽도 경부선 선로를 KTX와 무궁화호, 지하철 1호선 등이 함께 쓰면서 열차 증편이 불가능하다.
사업이 이뤄지면 현재 전국(서울역 남쪽)으로 하루 최대 120회 다니는 KTX를 200여 회까지 늘릴 수 있다. 서울역 남북쪽 모두 KTX가 지하로 빠진 만큼 지상에 준고속열차(ITX), 무궁화호, 지하철 등이 더 다닐 수 있다.
정부가 다시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은 남북 철도 연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선로를 현대화하더라도 이 구간의 혼잡을 해결하지 않으면 철도 연결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가 성사되면 남북 간 선수, 응원단 이동을 위해서도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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